최근 비만 관련 연구보고는 앞으로 10년 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과 관련된 대사성질환이 만연한데도 불구하고 정확한 이유와 치료법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비만과 당뇨의 관계성에 대한 연구가 새롭게 진행돼 주목받고 있다.
UNIST(총장 이용훈)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팀은 세포가 성장하고 분화하는데 필요한 환경을 제공하는 세포외기질에서 유래한 엔도트로핀(endotrophin) 단백질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비만한 상황에서 증가되는 엔도트로핀 단백질이 지방세포 안으로 들어가 불필요한 세포를 파괴하는 자가포식(Autophagy)을 제어해 염증 및 당뇨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염증, 자가포식 이상 등으로 발생되는 비만과 관련된 대사성질환 및 암 치료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도트로핀은 비만일 경우 세포 밖에서 대사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세포외기질 단백질로 2012년 박지영 교수가 최초로 발견했다. 비만한 상황에서는 엔도트로핀 레벨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지방조직의 섬유화, 염증, 그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뇨를 악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비만한 상황과 비만하지 않은 상황을 대조 분석해 엔도트로핀이 세포 안팎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자세히 분석했다. 비만한 상황에서 엔도트로핀은 세포 밖 물질이 세포 안으로 이동되는 경로인 세포내이입(endocytosis) 과정을 통해 지방세포에 축적된다. 이는 자가포식에 관여하는 자가소화포(autophagosome) 형성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자가소화포의 분해를 저해하는 등 자가포식 작용 이상을 유발함으로써 세포사멸, 염증,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새롭게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방세포 내로 유입된 엔도트로핀이 단백질 수송과 관련된 단백질인 SEC13과 자가소화포 형성에 있어서 중요한 ATG7 단백질을 매개로 자가소화포의 형성을 촉진한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엔도트로핀에 축적된 자가소화포는 자가포식 과정의 균형을 망가뜨려 지방세포의 사멸, 염증 증가 및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게 된다. 이때 특정 유전자 발현을 방해하는 시스템인 siRNA 시스템을 이용해 ATG7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거나 엔도트로핀을 중화함으로써 비만 관련 대사질환이 개선되는 것 또한 확인했다.
박지영 생명과학과 교수는 “세포 내 엔도트로핀의 축적이 세포외기질 항상성의 불균형을 의미하는 바이오마커로써 활용될 수 있다”며 “비만한 지방조직에서 과도하게 생성된 엔도트로핀의 효율적인 제거가 비만 및 비만 관련 대사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유망한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내분비 대사 분야의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에 6월 10일(토)에 온라인 선공개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개인기초 중견연구과제, 선도연구센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