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유방암으로 알려진 삼중음성 아포크린 유방암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로 환자의 특이적인 유전변이를 파악해 맞춤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총장 이용훈)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세민 교수팀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지연, 임영혁 교수팀과 공동으로 삼중음성유방암과 구별되는 ‘삼중음성 아포크린 암종의 다중 오믹스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삼중음성 아포크린 암종의 유전정보 및 RNA 분자 등 다양한 측면의 특성을 밝혀냈다.
유방암은 호르몬(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수용체,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암 증식 표지 단백질 Ki-67의 발현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세 가지 수용체가 모두 없는 삼중음성유방암은 암의 진행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이어서 유방암 유형 가운데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중음성 아포크린 암종’은 삼중음성유방암으로 분류되지만, 삼중음성유방암에 비해 예후가 좋고 전체 유방암의 1~4%를 차지하는 희귀 암종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분석 연구가 충분치 않아 치료법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실정이다.
연구진은 인간의 유전체를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통합 분석하는 ‘다중 오믹스 분석’으로 삼중음성 아포크린 암종의 새로운 특성을 파악했다.
연구진은 삼중음성 아포크린 암종의 예후에 다양한 게놈학적 특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유방암은 유전자 발현에 따라 4~5개의 고유한 아형이 존재하는데, 삼중음성 아포크린 암종 환자들은 대체로 가장 좋은 예후 결과를 보이는 관강 고유 아형 A(Luminal A)와 특징이 유사함을 보였다. 실제로도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생존율(59.1%)보다 훨씬 높은 92.2%의 5년 무병생존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 1저자 박사빈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수술 이후 보조 화학 요법의 필요성 여부에 관한 결정을 내리고 환자의 생존 결과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는 7월 3일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되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세포간 신호교신에 의한 암제어연구센터 중점연구소’ 과제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