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문 앞에서 주인공이 눈을 크게 뜨자 보안 시스템이 홍채를 인식하고, 문을 열어준다. 이는 더 이상 영화 속 얘기가 아니다. 현재 전 세계의 많은 공항에서 홍채 인식 센서를 활용하고 있다. 빛을 전기적 신호로 바꿔주는 포토다이오드(photodiode)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전기적 신호를 증폭시키는 전자 수용체는 반응성이 높아 외부 환경에 민감하여 실제 상용화가 더뎠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정대성 교수 · 김주희 박사,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김봉수 교수 · 이명재 씨, 한양대 화학공학과 김도환 교수 · 권혁민 씨 공동 연구팀은 전자 수용체 없이 광증폭형 유기 포토다이오드(이하 PM-OPD)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 과학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지에 게재됐다.
유기 포토다이오드는 컬러필터 없이 다양한 색을 구현해 생체 인식 기술이나 카메라, 광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 중 광증폭 유기 포토다이오드(PM-OPD)는 가시광을 전기적 신호로 증폭 변환하는 광 소자로 어두운 환경에서도 가시광을 매우 잘 감지할 수 있다. 이때, 광자를 흡수하면 전자 공여체(donor)와 전자 수용체(acceptor) 계면에서 양공과 전자가 생성되고 전자 수용체에서 전자의 트래핑 현상(trapping)이 일어나는 원리를 이용하여 전기적 신호를 증폭시킨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전자 수용체 대신 소자에 전기화학적 안정성을 부여하는 퍼플루오로아렌(Perfluoroarene) 광가교제(photo-crosslinker)1)를 사용했다. 퍼플루오로아렌과 전자 공여체와의 ‘계면 밴드 벤딩(band bending)2)’ 효과로 인해 PM-OPD 내 엑시톤(exciton)3)이 전자와 양공으로 빠르게 분리되었다. 그리고, 분리된 전자는 전자 트래핑 현상으로 소자내에서 양공 형성이 증폭되어 전류 흐름을 증대시켰다. 본 연구는 기존 유기 포토다이오드에 필수적으로 쓰여왔던 전자 수용체 사용 없이도 광증폭 현상을 유도하는 첫 번째 사례이다.
이어, 연구팀은 PM-OPD를 센서 표면에 빛의 3원색(빨강, 초록, 파랑) 별로 패터닝하여 고감도와 고안정성, 풀컬러(full color)를 모두 달성한 유기 이미지 센서를 제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정대성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안정성과 색 선택성을 모두 갖춘 유기 포토다이오드를 구현했다”며, “추후 유기 이미지 센서의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다.
(이 보도자료는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에서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