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 반고체 전해질이 개발됐다. 지하 주차장을 위협하는 전기 자동차의 배터리 화재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화학공학과 송현곤 교수, 한국화학연구원 정밀화학연구센터 정서현 박사 그리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차세대전지 연구개발센터 김태희 박사 공동 연구팀은 배터리 내에서 분자 결합이 가능한 ‘불연성 고분자 반고체 전해질’을 개발했다. 배터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를 효과적으로 억제시켰다.
현재까지 불연성 전해질에는 과량의 난연 첨가제를 사용하거나 매우 높은 끓는점을 가진 용매 사용했다. 이는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를 급격하게 감소시키는 등 여러 단점이 존재했다.
연구팀은 전해질에 미량의 고분자(2wt.%)를 첨가해 ‘반고체 전해질’을 만들었다. 만들어진 고분자 반고체 전해질은 기존 액체 전해질 대비 33% 높은 리튬 이온 전도도(4.8 mS/cm)를 보였다. 이를 활용한 파우치형 배터리는 SEI 층이 형성돼 구동할 때 발생하는 전해질의 불필요한 반응을 막아 110% 향상된 수명 특성을 보였다.
우수한 전해질 성능과 동시에 불연성을 가지는 이유는 연소과정 중 연료와 라디칼 연쇄 반응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디칼은 하나의 전자를 가지는 원자 혹은 분자로 매우 불안정한 특성을 보인다. 연구팀은 라디칼을 안정화할 수 있는 수치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억제함으로써 개발한 고분자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제1 저자 정지홍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연구원은 “배터리 내에서 중합된 고분자와 휘발성 용매와의 상호작용을 활용해 라디칼 연쇄 반응을 억제할 수 있었다”며 “전기화학적 정량화를 통해 라디칼 억제 수치를 분석함으로써 불연성 전해질의 메커니즘을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공동 제1저자인 김믿음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및 한국화학연구원 석사는 “전해질의 불연성 평가에 그치지 않고 파우치형 전지에 적용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배터리 자체의 우수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송현곤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UNIST 연구팀은 전기화학, 한국화학연구원 정밀화학연구센터는 고분자의 합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울산차세대전지 연구개발센터는 배터리의 안전성 실험을 진행하는 등 3개 기관의 협업으로 이뤄졌다”며 “고분자를 활용한 불연성 반고체 전해질은 기존 배터리 조립 공정에도 바로 적용 가능해 추후 불연성 배터리의 상용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5건, 해외 2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에너지 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ACS Energy Letters의 표지 논문(supplementary cover)으로 선정돼 10월 13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진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화학연구원과 삼성 SDI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