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뇌의 주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도파민 시냅스의 새로운 특성이 밝혀졌다. 도파민 관련 뇌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총장 이용훈) 생명과학과 김재익 교수팀은 도파민 시냅스가 도파민뿐 아니라 신경세포가 과하게 흥분하는 것을 막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GABA(γ-aminobutyric acid)’를 전달할 수 있으며, 억제성 시냅스와 유사한 특성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이런 특성은 도파민 시냅스의 유지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도파민은 우리 뇌에서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다. 도파민은 도파민 시냅스를 통해 뇌의 다양한 신경세포들에 전달되며, 이는 각종 행동 조절과 인지 기능 등에 관여한다. 도파민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파킨슨병,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그리고 조현병 등이 발병하게 된다.
뇌가 수행하는 다양한 기능은 시냅스 영역에서 일어나는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이런 관점에서 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은 도파민 시냅스의 구조 및 기능변화와 밀접한 인과관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팀은 도파민 시냅스가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를 함께 전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냅스 앞뒤에 붙어있는 시냅스 분자들을 분석했을 때 도파민 시냅스가 억제성 시냅스의 속성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억제성 시냅스를 생성하고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냅스 접착 단백질(cell adhesion molecule)인 NL2(neuroligin-2)를 인위적으로 제거했을 때, 도파민 시냅스의 수가 감소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파킨슨병이 실험적으로 유도된 동물을 연구했다. 도파민 시냅스에서 전달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GABA가 파킨슨병의 초기 단계에서 빠르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도파민 시냅스에서 GABA의 전달이 감소하면 도파민 시냅스의 사멸이 촉진된다. 따라서 줄어든 GABA를 보충해 주면 파킨슨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제 1저자 김현진 연구원은 “기존의 연구들은 실험 방법의 한계로 도파민 시냅스의 구체적인 구조와 기능을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도파민, GABA와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의 측정 및 고해상도 시냅스 이미징 방법의 개선을 통해 도파민 시냅스의 새로운 생리적 속성을 규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생명과학과 김재익 교수는 “도파민 시냅스에 함께 존재하는 억제성 시냅스의 속성이 도파민 시냅스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혔다”며 “앞으로 도파민 시냅스의 새로운 속성에 관한 추가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등 도파민 관련 뇌질환의 조기 발견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주요 학술지인 ‘Cell Reports’에 10월 31일 자로 공개됐다. 연구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 중견연구, 뇌기능규명조절기술개발사업, 그리고 포스코청암재단 포스코청암 사이언스 펠로십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