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전구체 물질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 발견됐다. 이론에만 존재하던 방법을 실험적으로 처음 입증했고, 항암전구체가 생체에 미치는 연구를 통한 신약 개발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 화학과 조재흥 교수팀은 금속–활성산소 종과 나이트릴의 반응이 항암전구체 후보 물질로 꼽히는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 합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값비싼 중금속이 활용됐던 기존 연구에 비해 경제적인 금속을 활용할 수 있고, 낮은 온도에서 반응시킬 수 있다.
나이트릴은 의약품, 농약 등에 사용되는 화합물로 합성하기 어려운 물질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나이트릴’과 금속-활성산소 종인 ‘코발트-하이드로퍼옥소 종’이 반응해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가 합성됨을 확인했다. 지난 2021년에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가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를 생성하는 화학 반응의 중간 단계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임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코발트–하이드로퍼옥소라는 새로운 종을 활용해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를 합성했다. 연구팀은 하이드로퍼옥소가 나이트릴을 친핵성 공격하면서 반응이 진행됨을 처음으로 밝혔다. 나아가 퍼옥시이미데이토 코발트(III)에 염기를 넣으면 하이드록시메이토 코발트(III)로 변해 ‘항암전구체’를 합성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특히 금속–하이드로퍼옥소 종의 염기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나이트릴과 반응하지 않았던 코발트–하이드로퍼옥소 종과 결합된 원자들의 집합을 조절해 염기도를 높였고, 이를 통해 저온에서도 빠르게 반응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연산 능력을 활용해 화학의 해석적 방법을 구현하는 계산화학에 대한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결합된 원자 집합의 변화가 코발트-하이드로퍼옥소 종의 구조에 미치는 영향 또한 분석해 다시 한 번 염기도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조재흥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금속-활성산소 종이 나이트릴을 활성화하는 작용 원리를 규명한 연구로 앞으로 나이트릴을 활성화할 수 있는 촉매 개발에 기초가 될 것이다”며 “향후 생화학과 신약 개발 연구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조재흥 교수가 교신저자로, 손영진 연구원이 제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에 10월 31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