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8일 오후 10시 30분경 울산시 남구 달동 도로 한가운데 차량 한 대가 정차했다. 심야운전 중 발작 증세를 일으킨 환자였다.
지나가던 시민이 유리창을 깨고 환자를 구조했다. UNIST(총장 이용훈) 스포츠센터에 근무하는 전지훈 트레이너가 그 주인공이다.
전지훈 트레이너는 차를 몰고 지나가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정차된 차량에 접근했다. 그때 뇌전증 질환으로 발작하는 운전자를 발견했다.
전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기다리는 사이 환자의 차가 갑자기 출발해 다른 차를 연이어 추돌하는 긴급 상황이 벌어졌다. 발작으로 차량 제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전씨는 현장에 있던 마트 업주로부터 건네받은 망치로 차 유리를 깨고 환자를 구조했다. 곧바로 환자의 사지를 펼쳐 혈액순환을 도왔고, 환자는 무사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전씨는 “당시 안에 있는 환자를 구출하고 차를 멈춰야 하는데 망치로 유리를 깨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며 “평소 스포츠센터에 근무해 인명 구조나 안전 교육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후에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주저하지 않고 인명을 구하는데 앞장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전지훈 트레이너와 일문일답.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6년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재직 중인 12년 차 트레이너 전지훈이라고 합니다.
Q. 어떻게 현장을 발견하게 되셨나요?
사건 발생 당일이 지인과의 약속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약속 장소를 방문하던 중 정차된 차의 위치나 각도, 움직임이 이상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량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Q. 현장을 확인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상황이 갑작스러웠을 텐데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현장을 처음 확인했을 때는 소방서에 구조 신고 후 상황을 마무리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구조 신고 후 기다리던 중 사고 차가 정차된 차에 추돌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때부터 직접 상황을 수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 비슷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이렇게 행동하면 좋다’는 팁이나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먼저 소방서나 경찰서에 구조 신고를 먼저 해야 합니다. 혹시 추가로 피해가 예상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예방 조치를 진행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Q. 마지막으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사실 혼자만의 힘으로 환자를 구조한 것이 아니라 여러 시민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어 조금 민망한 부분도 있지만, 긍정적인 이유로 뉴스 등 각종 매체에 나오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