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 성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유전자가 발견됐다.
생명과학과 김홍태 교수 연구팀이 을지대학교 김동욱 교수팀, 한림대학교 김재진 교수팀과 함께 만성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CML)에서 발현이 증가하는 REXO5 단백질 역할을 분석했다. REXO5가 유전체 불안정성을 증가시켜 백혈병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혈줄기세포가 BCR::ABL1 유전자 변이로 인해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급증하면서 생긴다. 글리벡과 같은 표적항암제가 개발되면서 환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완치도 가능해졌지만, 일부 환자는 약물에 내성이 생기거나 병이 급성기로 진행되면 1년 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60명의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검체에서 발현이 증가하는 새로운 유전자인 REXO5를 발견했다. REXO5는 기존에 RNA 처리과정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백혈병의 진행과 DNA 손상반응의 연관성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EXO5 단백질은 손상된 DNA에 RNA가 붙어서 생기는 고리 모양의 R-loop 구조가 유전체 불안정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밝혀졌다. REXO5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DNA가 복제되는 S기 단계가 줄어들고, 세포 성장이 크게 억제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REXO5는 RNA 결합 부위를 이용해 R-loop의 RNA 가닥에 붙고, 이를 분해함으로써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홍태 교수는 “혈액암에서 새롭게 규명된 REXO5의 핵심적인 분자 기전이 밝혀졌다”며 “DNA 손상 반응을 중심으로 한 백혈병 제어 전략의 기초를 제공하는 중요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김동욱 교수는 “REXO5 단백질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통해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급성기 진행을 늦추거나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Leukemia에 7월 30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