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025년 1월 2일 경상일보 “[더 나은 울산, AI 시대 선도한다]AI 전문인력 육성, 울산제조업 체질 개선”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
전 세계가 전례 없이 빠르고 광범위한 AI 시대에 직면해 있다. 산업과 교육현장 모두 AI가 대세다. 지난 수십년간 굴뚝산업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온 울산도 미래 AI시대를 선도해 글로벌 첨단도시로의 도약에 고삐를 죄고 있다. 그 중심에 UNIST(총장 박종래)가 있다. 최첨단 미래 시대를 선도할 AI 전문인력 육성이라는 교육적 기능은 물론 울산산업에 AI 신기술 등을 접목해 기업과 학교간 시너지 상승효과를 노리고 있다. UNIST의 미래 AI 교육현장을 가본다.
◇‘AI 혁신파크’ 동남권 인공지능 혁신 생태계 핵심
지난 2021년 초 UNIST는 울산 남구 두왕동 산학융합캠퍼스에서 인공지능혁신파크를 출범했다. 이후 AI 혁신파크는 울산 산업현장과 가까이에서 인공지능 협력을 추진할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한 AI 인재 양성, 기업 지원, 연구개발은 울산의 인공지능 혁신 생태계 조성에 핵심이 되고 있다.
UNIST는 2020년 4월 동남권 지역 최초로 정부의 인공지능대학원 지원 사업에 선정됐으며, 같은 해 성공적으로 대학원을 개원했다. 인공지능대학원의 연구와 교육역량을 활용한 산업혁신의 핵심이 바로 AI 혁신파크다.
“산업수도 울산은 인공지능을 접목한 제조혁신이 절실한 곳입니다. 산업현장에서 인공지능을 확산하겠다는 UNIST의 도전과 혁신에 많은 지역 기업이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인공지능혁신파크는 정부와 울산시의 지원을 받아 교육, 연구, 창업분야의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우선 울산 산업 혁신을 이끌 AI 전문인재 양성에 주력한다.
지역 산업체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노바투스 아카데미아’가 대표적인 AI 인재육성 프로그램이다. 교육생들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선행연구를 통해 AI 기술을 실용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익혔다. AI 혁신파크는 울산과 동남권 지역에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산업 생태계를 변화시켰다. 노바투스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등 90여개 기업에서 2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실제 HD현대미포는 선박 내 케이블 경로 최적화로 비용을 9% 절감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작업량 데이터를 분석해 공정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 AI기반 스마트 공정 관리 가능성도 입증했다. BNK경남은행은 머신러닝을 활용해 대출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불량 대출 신청을 더욱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됐다. 그야말로 AI 모델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금융업계에 AI 활용 가능성을 실증했다.
태화환경은 석유정제 공정에서 AI를 활용해 질소산화물을 예측하고 저감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AI기반 환경오염 방지 기술이 산업 전반에 확산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안전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위험요인을 예측하고, 챗봇을 연계한 위험성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작업현장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AI 혁신파크는 최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AI 혁신의 날’ 행사를 갖고 산업 생태계 디지털화 촉진 방안 모색에 나서기도 했다.
UNIST AI혁신파크 사업단측은 “AI 혁신파크는 2021년 출범 이후 울산과 동남권 지역의 AI 산학협력 허브로 자리잡았다”며 “교육, 연구, 창업지원을 통해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혁신하고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UNIST 인공지능대학원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교통 AI 고도화 국가 과제를 수행해 울산지역 교통을 혁신할 수 있는 교통 AI 연구수행 기반도 마련했다. 글로벌 AI 석학들과 관련 최신기술 공유도 활발히 진행한다. UNIST는 지난해 9월 영국 옥스퍼드대와 버밍엄대 석학, HD현대 AI 전문가 등과 함께 AI 기술발전이 산업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울산 굴뚝산업에서 AI 첨단산업으로 속도
무엇보다 UNIST 산업공학과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주관의 ‘SW스타랩’ 사업에도 선정돼, 앞으로 7~8년간 인공지능 연구와 인재 양성에 집중하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된 부분도 울산의 AI산업 전환에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SW스타랩’ 사업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알고리즘 등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 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다 울산시도 AI 자율제조 체계로 조선산업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시는 조선산업 고도화를 위해 ‘협동로봇 기반 AI 자율제조 핵심 기술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시가 지난해 9월 산업부가 주관한 AI 자율제조 선도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30억원을 확보함에 따라 추진하게 됐다. 조선산업의 핵심 공정인 용접 및 조립공정에서 운용 중인 협동로봇을 활용하고, 공정 모의실험(시뮬레이션), 디지털 복제(트윈) 등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자율제조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된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사외 협력사와 기술을 공유·확산해 지역 조선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이 주 목표다.
울산 대표 주력산업인 조선산업은 여전히 많은 공정이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자동화 기술 도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한 지능화된 자율제조 체계 실증으로 효율적인 선박 건조를 실현하고, 사람과 로봇 간의 협업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HD 현대미포 관계자는 “조선산업의 경쟁력은 혁신 기술에 달려 있다”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협동로봇과 AI 기술을 현장에 적용함으로써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강화하고 울산이 AI 및 자율제조 기술 분야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