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훈 교수팀, 고령자 재활기기 ‘모빌라이즈’ 선봬

2025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에서 고령자 맞춤형 스마트 재활기기 ‘모빌라이즈(MOBILISE)’가 처음 공개됐다. 기계공학과 강상훈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기는 고령자들의 자립을 돕고, 지역 중심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린 행사에서는 강 교수팀 전시부스를 찾은 1000여 명의 관람객 중 절반 이상이 직접 장비를 체험했다. ‘모빌라이즈’가 세계 최초로 근감소증과 관절염을 치료하는 고령자 맞춤형 재활기기로 주목받은 것이다.

UNIST 로봇 및 재활공학 연구실(왼쪽부터 강상훈 교수, 황성일, 김우석 연구원)

이 기기는 하지 근력 훈련과 무릎 내전모멘트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하는 바이오피드백 기능이 특징이다. 근육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힘을 주는 편심성 근수축을 기반으로 하며, 이는 국내외에서 전례가 없다.

‘모빌라이즈’는 자세 교정, 균형 감각 평가, 가상현실 기반 게임형 훈련 등을 통합했다. 또 운동 데이터를 자동 수집해 훈련 전후의 결과를 수치로 비교하고, 사용자의 기능 향상 추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단순한 보조 장비를 넘어, ‘데이터 기반 고령자 자립 지원 기술’로서 공익적 의미가 크다. 특히, 집이나 지역 복지관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현우(가장 오른쪽), 김우석 연구원(오른쪽 세 번째)이 ‘모빌라이즈’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국내 고령자 중 근감소증 유병률은 13.1%, 관절염은 약 35%에 달한다. 이는 낙상, 통증, 이동성 저하 등 사회적 부담을 유발한다. ‘모빌라이즈’는 병원밖 환경에서도 반복 훈련이 용이해 고령자 자립을 돕는 대표적인 공공보건 기술로 평가된다.

강 교수는 “모빌라이즈는 고령자를 위한 새로운 유형의 재활훈련 기기”라며 “수치로 변화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노인 자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성일 연구원(사진 앞)이 관람객들을 위한 ‘모빌라이즈’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황성일 연구원(석박통합과정)은 “장비를 착용한 많은 분들이 사용이 쉽고 반응이 빠르다는 피드백을 줬다”며 “지역 복지관과 요양시설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기술이 실제 생활 환경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전시 소감을 밝혔다.

‘모빌라이즈’는 UNIST, KIST, 분당서울대병원, ㈜코트라스가 공동 개발한 산학연병 협력 기반 기술의 집약체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연구 사업을 지원했다. 미국 FDA와 한국 식약처로부터 2등급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해 안전성과 효과도 공식 인정받았다.

한 고령 관람객이 ‘모빌라이즈’를 직접 체험하며 균형 감각을 측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의과학대학원과 울산 공공산재병원에서 임상 실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지자체 단위 시범사업과 의료 AI 기반 장기요양 진단 플랫폼 연계 등을 통해 정책적·사회적 확장성을 높인다. ‘모빌라이즈’는 근감소증과 같이 약물 대안이 없는 질환을 해결할 수 있어 공공보건 분야에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번 과학기술대전에는 과학기술원을 비롯해 주요 연구기관들이 참가했다. KAIST는 자가 착용형 보행 보조기기를, GIST는 구강형 보청기와 전방향 트레드밀을, DGIST는 다기능 반도체소자 기술 등을 전시했다.

올해 대한민국 과학축제 행사에는 56만 명이 현장을 방문했다. 내년에는 UNIST의 다양한 혁신 성과를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