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UNIST 창의설계 축전 – 사이언스 온(Science ON)’ 현장에 26일 오후, 특별한 손님들이 발걸음을 했다.
울산 지역 장애인 보호시설 ‘혜진원’ 원생과 관계자 50명이 UNIST 초청으로 캠퍼스를 찾은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 전시 가운데 마련된 이들의 체험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자리로 확장됐다.
행사 주제는 ‘UNIST × 혜진원, 함께 여는 가을 이야기’였다. 이날 학생·연구원·교직원, 외국인 유학생까지 10명의 봉사자가 나서 원생들을 맞았다. 짝을 지어 함께 걷는 동안 긴장된 표정은 미소로 바뀌었고, 손을 맞잡은 이들은 공학관으로 향했다.
110여 개 체험 부스가 늘어선 광장에서 봉사자들은 직접 ‘과학 해설사’로 나섰다. 로봇의 움직임과 AI 기술을 원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몰입하는 원생들과 곁에서 안전을 챙기는 봉사자의 모습이 자연스레 어우러졌다.
동행 일정은 ‘울산 한마음 오징어게임’으로 이어졌다. 기계공학과 오겐르웟 다니엘(Orgenrwot Daniel) 학생과 원생들이 함께 뛰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쳤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는 사라지고, 웃음과 환호가 잔디밭을 가득 채웠다. 축제는 모두가 어울리는 장으로 거듭났다.
체험을 마친 원생들은 즐거운 기억을 안고 돌아갔고, 배웅하는 봉사자들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뿌듯함이 교차했다. 이날 축제 열기 속에 피어난 나눔의 온기는 과학이 나아가야 할 또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봉사자로 참여한 신소재공학과 김민영 학생은 “혜진원 아이들과 함께 웃고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며 “해맑은 웃음을 보며 나눔이 주는 행복을 깊이 느꼈다. 아이들이 웃음을 잃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해주 인문학부 행정실 팀원은 “AI 로봇 강아지 체험과 드론 시연에 눈을 반짝이며 행복해하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과학이 모두를 연결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UNIST는 혜진원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해마다 두 차례 이상 교류하며 음악회·김장 봉사 등으로 마음을 나눴다. 특히 이번 초청은 과학축제를 지역사회와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