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공학과 이종은 교수팀이 국내 반도체 설계 분야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 반도체 설계대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연구팀은 제26회 대회에서 학부생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학부생 팀(임지우, 조명현, 김선재, 박관홍, 김건호)으로는 유일한 정부포상 수상이다.
이번 대회는 산업통상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반도체 설계 능력을 기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매년 전국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가한다. 올해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이 교수 연구실 ‘UNIST ICCL’ 팀은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을 위한 GNN 기반 역장모델의 가속기 IP 설계’로 주목을 받았다.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은 원자 단위 움직임을 다루는 기술이다. 반도체 소자 설계나 신약 개발처럼 높은 정밀도가 필요한 분야에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 과정을 더 빠르게 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머신러닝 역장모델(MLFF)이다. 정확도와 속도를 모두 높일 수 있지만, 여전히 1펨토초(1천조 분의 1초) 단위의 계산이 필요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역장모델을 사용하더라도 추가적인 가속이 꼭 필요하다.
연구팀은 여러 MLFF 중 ‘Orb 모델’을 선택했다. 그리고 연산 속도를 늦추는 병목 구간, ‘AttentionInteractionNetwork 모듈’을 집중적으로 개선했다. 이 모듈은 데이터 간 상호작용을 계산하는 핵심 부분으로, 성능 향상의 관건이었다.
또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스톨릭 어레이 구조(행렬 연산을 빠르게 수행하는 회로 구조)’를 적용했다. ‘루프 타일링(연산 구간을 잘게 나누는 기법)’과 ‘HBM 대역폭 최적화(고대역폭 메모리의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는 기술)’도 함께 설계했다.
이 설계는 ‘AMD Xilinx U50 FPGA(재구성이 가능한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칩)’에 최초로 구현됐다. 그 결과, 기존 CPU나 GPU 기반 상용 시스템보다 더 빠른 연산 속도를 달성했다. 이런 성과를 학부생 팀이 직접 완성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팀 대표인 김선재 학생은 “최고 권위 대회에서 장관상을 받아 영광이었다”며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연구의 깊이를 배웠고 팀워크의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이번 수상은 학부생 융합연구프로젝트(UIRP)로 이뤄낸 성과다.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 실제 하드웨어를 설계했다. 실험실 수준을 넘어 산업 현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종은 교수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직접 설계까지 완수해낸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UIRP를 통해 융합형 교육과 실습 중심 연구가 결실을 맺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학생이 실제 프로젝트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