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과학과 최규동 교수와 기계공학과 이재화 교수가 교육부의 ‘학술연구지원 우수성과 50선’에 선정됐다.
올해는 2024년 학술연구지원사업 성과물 가운데 공모와 추천으로 245건이 접수됐고, 독창성·우수성·학술적 기여도 등 평가를 거쳐 50편이 뽑혔다. 선정된 성과에는 교육부 장관상이 주어졌으며, 시상식은 9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다.
최규동 수리과학과 교수는 130년간 풀리지 않았던 유체 회전 운동의 난제를 해결했다. 태풍처럼 둥글게 에너지가 모여 빠르게 회전하는 흐름을 설명하는 모델을 ‘힐(Hill) 구형 와류’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 흐름의 경계가 불연속적이라, 그동안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 수학적으로 밝히기 어려웠다.
최 교수팀은 자연 현상과 더 가까운 경계 조건을 구현하는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했다. 기존 이론이 다루기 힘들었던 ‘끊기는 변화 구간’을 부드럽게 잇는 방식을 마련해 복잡한 경계 문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기반으로 구형 와류가 특정 조건에서 운동에너지를 극대화하며 안정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엄밀히 증명했다.
이 성과는 3차원 국지적 와류의 안정성을 이론적으로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논문은 수학 최상위 학술지 중 하나인 순수-응용수학저널(Communications on Pure and Applied Mathematics, CPAM)에 실렸으며, 대한수학회 논문상도 받았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가 우리나라 기초수학의 국제 경쟁력을 보여준 결과”라며, “유체 안정성 이론과 기후 변화 연구 등 여러 분야에서 이론적 기반을 넓히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화 기계공학과 교수는 가오리의 유영 방식에서 새로운 수중 추진 원리를 찾아냈다. 몸 전체를 제어하는 기존의 능동 유연성과 달리, 가오리의 선단 부분만 제어하고 나머지는 유체와의 상호작용에 맡기는 수동 유연성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이 방식이 가오리의 가장자리부터 몸체 주변까지 강한 와류 구조를 만들고, 고속 구간에서도 양의 압력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결과 적은 에너지로 더 큰 추력을 낼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전신 구동 방식과는 다른 효율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연구로 평가 받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유체역학 학술지 ‘피식스 오브 플루이드즈(Physics of Fluids)’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동료 연구자와의 협력과 융합 연구의 힘이 큰 도움이 됐다”며 “AI 기반 제어 기술을 결합해 주변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는 자율 잠수정, 수중 정찰 로봇, 생물 모사형 추진체 등 수중 로봇 분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래 총장은 “두 연구자의 성과는 기초수학의 난제를 해결하고 공학적 혁신 기술을 제시한 사례”라며 “UNIST의 기초·응용 융합연구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