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에서 장기 기초연구 지원사업인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선정자 2명이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26년 한우물파기 기초연구’ 과제에 컴퓨터공학과 김정훈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이현정 교수가 나란히 선정됐다. 올해 전국에서 30여 명만 이름을 올린 이 사업을 통해 두 교수는 앞으로 10년간 약 20억 원씩 장기적인 연구 지원을 받게 된다.
한우물파기 연구는 박사학위 취득 후 15년 이내의 우수 연구자가 한 분야를 오랫동안 파고들며 도전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설계된 대표적 장기 사업이다. 단기 성과에 매이지 않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과학 문제를 꾸준히 추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정훈 교수는 ‘양자 친화적 그래프 구조화 및 하이브리드 분석 프레임워크’ 연구에 착수한다. 목표는 그래프 마이닝과 양자컴퓨팅을 잇는 원천 기술 확보에 있다. 대규모 그래프 데이터는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기존 계산 방식만으로는 처리와 분석에 한계가 뚜렷했다. 김 교수는 이런 병목을 넘기 위해 그래프를 양자컴퓨팅에 맞는 단위로 재구성하고, 이를 토대로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분석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핵심은 그래프를 단순히 줄이거나 쪼개는 데 있지 않다. 그래프 구조 자체를 계산 단위로 삼아 분석의 틀을 다시 짜겠다는 데 있다. 구조를 축소하거나 분할하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구조 그 자체를 연산 자원으로 활용하는 새 분석 패러다임을 열겠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구조 기반 그래프 분석과 융합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인정받아 이번 과제에 선정됐다.
김정훈 교수는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2022년 UNIST 컴퓨터공학과에 합류했다. 이후 대규모 그래프 데이터 분석과 구조 기반 네트워크 마이닝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왔으며, 복잡한 그래프 구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모델과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해 왔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데이터 마이닝 방법론을 넘어, 그래프 구조 자체를 재구성하고 이를 양자컴퓨팅과 결합하는 새로운 분석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 기반 그래프 분석의 한계를 확장하고, 차세대 분석 기술의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현정 교수는 동역학에 기반해 리튬 이온 이동을 촉진하는 새로운 개념의 고체전해질 소재 연구를 시작한다. 기존 고체전해질 연구는 결정 구조 설계와 결함 제어, 조성 조절 등을 통해 이온전도도를 높이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런 접근만으로는 이온 이동의 근본 메커니즘을 바꾸기 어려워, 전도도 향상 폭을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교수가 주목한 것은 클러스터 음이온의 회전 운동 같은 동역학적 특성이다. 이런 움직임이 리튬 이온의 이동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팀은 해당 현상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새로운 고체전해질 설계 전략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는 고체전해질에서의 이온전도 메커니즘에 대한 근본적 이해를 넓히는 동시에, 차세대 소재 설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정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낸 뒤 2023년 UNIST 신소재공학과에 임용됐다. 이후 2024년부터 우수신진연구 과제를 수행하며 이차전지 소재와 고도 분석 분야 연구를 이어왔다. 이번 선정은 그동안 축적한 연구 성과와 학문적 잠재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평가된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이온전도 메커니즘에 기반한 초이온전도체를 개발하고, 차세대 고체전해질 소재 설계의 방향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UNIST의 우수한 연구 환경을 바탕으로 장기 기초연구를 수행해 의미 있는 과학적 발견을 이끌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