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은 꼭 눈앞에 닥쳐야만 대비하잖아요. 그게 사람들 세상에서도 비슷한 것 같아요. 눈에 잘 띄지 않아도 소외된 친구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그 친구들도 위험에 처해 있을지 모르니까요.”
탁혜영 UNIST 도시환경공학부 석사과정 학생은 지난해 8월 UNIST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재난관리공학과에 입학했다. 2월 12일 열린 UNIST 2018 학위수여식에서는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돼 단상에 서는 영광을 얻었다.
그녀가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건 학부 시절 수많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주변을 돌봤던 이력 덕분이다. 미담장학회에서 활동하며 무료교육봉사에 나선다거나 JA코리아에서 주관하는 지역 초등학생 대상 경제교육봉사에 참여하고, 울주군 과학영재들을 위한 멘토가 되는 식이다. ‘더나은세상’과 ‘아산시 푸른들 지역 아동센터’가 함께 주관하는 ‘제1기 글로벌 에코 디자이너’가 돼 외국인 교환학생과 함께 소외계층 어린이에게 영어와 환경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탁혜영 학생은 “소외계층이기 때문에 다른 세상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어렵고 조언자를 만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잘 드러나지 않는 어려움까지 보살피는 일이 사람 사는 안전한 세상의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혜영 학생은 맞벌이 부부의 외동딸로 태어나 주변에 조언을 구할 사람이 별로 없었다. 중학교 시절, 모교를 방문했던 KAIST 학생들이 없었더라면 아직도 꿈을 찾지 못했을지 모른다. 당시 KAIST 학생들이 보여줬던 실험과 창의적인 활동 덕분에 환경 분야에 눈 떴고, UNIST라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교에도 진학할 수 있었다. 교육봉사에 매달렸던 건 그때의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되갚기 위해서다.
그녀는 “소외계층의 삶은 사람들의 눈에 안 보이지만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이 부분이 재난과 비슷하게 느껴진다”며 “위험에 노출돼 있거나 사회에 위험을 주는 것들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싶다”고 밝혔다.
갑자기 발생하는 지진이나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워 안전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게 탁혜영 학생의 꿈이다. 앞으로 이영주 교수팀에서 재난관리공학을 연구하며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안전해지도록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