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백종범 교수 연구진은 쇠구슬을 이용해 값싼 천연흑연을 분쇄함으로써 그래핀*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경제적인 공정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공정은 고가의 귀금속 백금촉매(觸媒)를 대체할 수 있어 연료전지**와 금속공기전지*** 등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 그래핀 : 흑연의 표면층을 한 겹만 떼어낸 탄소나노물질로, 높은 전기전도성과 전하 이동도를 갖고 있어 향후 응용 가능성이 높아 꿈의 신소재로 불림
** 연료전지 : 연소반응이 아닌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이용하여 효율이 높고 유해물질 배출이 거의 없어 차세대 동력원으로 꼽힘
*** 금속공기전지 : 연료전지의 일종으로 수소 대신 금속(리튬, 아연 등)을 연료로 사용,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전지
이번 연구는 UNIST(울산과기대, 조무제 총장) 친환경에너지공학부 백종범, 박노정 교수 및 캐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교 리밍 다이(Liming Dai) 교수가 주도하고 전인엽, 최현정, 최민 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기초연구실사업(BRL)과 교육부가 추진하는 WCU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지(Scientific Reports) 6월 5일자 인터넷 속보에 게재됐다.
논문명 : Facile, scalable synthesis of edge-halogenated graphene nanoplatelets as efficient metal-free electrocatalysts for oxygen reduction reaction
연료전지 상용화를 위해 귀금속인 백금촉매를 우수한 산소환원력과 안정성을 갖는 그래핀 촉매로 대체하여 제조단가를 낮추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그래핀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강산이나 부식성 산화제 등으로 흑연을 산화시킨 후 초음파로 분쇄하는 산화환원방식은 유독하며, 섭씨 1,000도 이상에서 진행되는 화학증기증착법은 중금속 촉매가 필요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그래핀 대량생산 공정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
백종범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쇠구슬을 이용하여 흑연을 고속분쇄하면서 염소 등 할로겐 원소*와 반응시켜 가장자리가 할로겐화된 그래핀(XGnPs)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
* 할로겐 원소 : 염소, 브롬, 요오드 등 금속원소와 반응하여 염을 만드는 특성을 갖는다
값싼 천연흑연(kg당 7,000원 이하)을 이용한 기계화학적 방법으로 기존 복잡하고 유독한 화학물질을 사용하거나 비싼 중금속을 이용하는 생산공정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할로겐화된 그래핀을 연료전지에 적용한 결과 촉매활성이 백금과 비슷하고 전기화학적 안정성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0000회 사용 시 백금촉매가 성능이 37.5% 감소한데 반해 활로겐화된 그래핀 촉매의 경우 성능감소가 12.6%에 그쳤다.
백 교수는 “수소연료전지차 한대에 필요한 백금 촉매 70~90g을 이번에 개발한 그래핀 촉매로 대체할 경우 가공비를 포함해 대당 천만원 이상의 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