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전고체 전지 개발을 위한 범용 설계 방법이 등장했다. 전지 설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화학공학과 정성균 교수팀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진수 박사팀과 함께 고에너지밀도 전고체 전지를 구현하기 위한 설계 방법론과 범용 설계 툴킷을 공동 개발하고, 성능 검증까지 완료했다.
전고체 전지는 기존 리튬 전지의 인화성 문제를 해결한 안전한 이차전지다. 고체 전해질을 활용해 화재 위험이 없으며, 효율적인 설계를 통해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주로 실험실 수준에 머물렀으며, 과학적인 가이드라인 부재로 인해 비효율적인 연구 개발이 이뤄졌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고자 전지 설계의 주요 조건을 세 가지 임계값으로 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전고체 전지 설계를 위한 범용적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 방법론을 통해 제작된 파우치형 셀은 상용 리튬전지를 뛰어넘는 에너지 밀도를 기록하며, 공인 시험기관의 인증을 받았다.
전고체 전지는 양극, 음극, 고체전해질로 구성되며, 양극 입자가 촘촘할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입자가 최대로 밀집된 구조를 기반으로 ‘균형 임계값’을 설정하고, 이 값을 기준으로 양극 입자와 고체전해질의 비율을 조정해 다양한 설계를 가능하게 했다.
전류 흐름을 보장하는 최소 밀도를 ‘투과 임계값’으로 정의하고, 전극의 두께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부하 임계값’을 설정했다. 이 조건들은 전극 설계 최적화에 중요한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이 방법론을 적용해 0.5Ah 용량에서 310Wh/kg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파우치형 셀을 제작하고,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전고체 전지 설계를 직관적이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툴킷 ‘SolidXCell’도 개발해 연구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 중이다.
정성균 교수와 김진수 박사는 “이번 연구가 전고체 전지 설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많은 연구자가 이 방법론을 통해 전고체 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2024년 7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