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평생 학문으로 삼아온 두 환경공학자의 대화가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조재원 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교수와 지난해 여름 별세한 故 김경웅 GIST 교수가 함께 쓴 《환경, 그리고 가능성의 미래: 어느 환경공학자의 마지막 담론》이다. 30년 넘게 환경을 고민해 온 두 학자의 사유를 담았다.
책은 기후·에너지 위기, 인구 감소, 인공지능 윤리, 양자 컴퓨터 시대 가치 등 동시대 쟁점을 다룬다. 특히, 모든 문제를 환경 관점 하나로 묶는다. 환경을 보호 대상이나 정책 수단으로 보지 않고, 기술과 사회, 윤리를 가르는 기준으로 놓는다.
이런 문제의식은 두 저자 삶에서 나왔다. 두 교수는 30여 년간 환경 연구와 교육 현장을 함께했다. 시대 변화 앞에서 환경이 늘 중요하다고 말해졌지만, 중심에 서지 못했다는 공통 인식도 나눴다. 책은 그 이유를 묻고 답한다. 주변에 있었기에 오히려 모든 문제를 잇는 원리라고 강조한다.
출간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공동 저자인 김경웅 교수가 집필 도중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책은 미완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고인이 28년간 몸담았던 GIST 대학 출판부 ‘GIST Press’와 동료 교수들의 뜻이 모였다. 프로젝트는 이어졌고, 책은 세상에 나왔다.
김 교수는 토양·지하수 오염 정화 분야 세계적 연구자였다.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을 지냈고, 여러 학술상을 받았다. 연구를 현장으로 옮기는 데도 힘썼다. 전기 없이 물을 정화하는 ‘옹달샘 프로젝트’를 조재원 교수와 같이 이끌었다. 무동력 멤브레인 수처리 장치 ‘GIST 희망정수기’를 개발해 20여 개국에 보급했다. 캄보디아 왕립프놈펜대학교 환경공학과 학위과정 개설도 주도했다.
이런 실천은 조재원 교수의 시선과 맞닿았다. 조 교수는 환경공학을 기술 영역에 가두지 않았다. 사회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묻는 사고의 틀로 다뤄왔다. 해결책 나열보다 조건과 책임을 먼저 살폈다. 두 저자 대화는 환경을 다시 시대 중심에 올려놓는다.
책은 기술 시대를 바라보는 태도에 변화를 꾀한다.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로 상징되는 미래 앞에서 낙관과 거부를 나누지 않는다. 기술이 놓인 조건을 묻고,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질문한다. 환경이라는 관점 없이는 미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생각이 달라 바로 그 다름의 틈이 있었기에 서로 이해할 수 있었던 두 공저자의 친구 사이가 “틈과 사이의 환경 철학”으로 고스란히 책에 담겨 있다. 미완의 대화는 그들을 거쳐간 제자들의 몫이라고 저자는 끝으로 말한다.
조재원 교수는 “친구가 떠난 빈 공간이 위기를 맞은 세상을 채울 가능성으로 느껴진다”며 “옆자리는 비었지만, 동료가 남긴 시간성은 영원할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