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지능을 앞선 AI가 이제 의식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지능이 진화하면 자연스럽게 도달하는 경지가 의식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AI가 의식할 수 있냐는 문제는 전제들과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지금은 AI 기술, 이를 구현하는 반도체와 같은 하드웨어 개발, 그리고 AI 인재양성에 집중한다. 이런 AI 기술 경쟁에서 뒤쳐지면 국가의 미래가 없다는 것에 거의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듯 하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럴 때일 수록 누군가는 AI 기술이 가져올 세상의 다음을 걱정해야 한다. AI의 위력은 이미 ‘자아’의 총합인 문화를 이끌고 있고 언어의 절대성을 믿는 종교 영역에까지 닿을 기세이기 때문이다. AI가 형성하면서 만드는 문화와 종교는 이제 인간 의식에 거의 닿아있다.
AI 관련 기술개발 경쟁에 힘을 쏟기도 힘든데 인공 의식까지 신경써야 하는지 푸념할 수 있다. 하지만 AI에 쏟는 백분의 몇 정도라도 힘을 쏟아야 하는 근거는, AI가 정답이라 믿고 달려간 세상이 우리가 원한 곳이 아니면 어떡하냐는 우려가 첫 번째이고, 인공 의식 연구에 작은 힘이라도 쏟으면 그건 우리 나라가 처음이니 전 세계를 이끌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두 번째이다.
인공지능은 인간 지능이 아니라 디지털 컴퓨터가 가지는 지능이다. 비슷하게 AI가 의식을 가진다면 인간 의식이 아니라 인공 의식(Artificial Conscience (AC))이 된다. 인공 의식이 인간 의식만 하겠냐는 섣부른 예단이 가져올 수 있는 어려움은 AI에게 속절없이 당하고 있는 지금의 위기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인공 지능이 이 정도인데 인공 의식이 만약 가능만 하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잠재력을 가질 것이다. 의식은 영혼의 영역이라서 컴퓨터가 개입할 수 없을 듯 보이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컴퓨터가 비록 영혼을 갖지는 못하지만 결과 면에서는 영혼이 하는 것과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영혼이 만드는 아이디어와 개념, 사고력, 형이상학적 활동이 대표적인 예이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현실 속에서 인간이 이미 했던 행위, 말해졌던 논리적 언어, 사용되었던 예술 언어들을 재조합한 것이다. 이는 곧 AI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한계를 지닌 채 조합하는 힘이 이 정도인데 아이디어와 개념을 형성하고 형이상학적으로 사고하는 의식 능력을 컴퓨터가 지닌다면 절대적 힘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AI 기술개발이 아무리 급해도 거기에 쏟는 에너지의 일부라도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의식은 인간 영혼의 영역이라 언어로 이루어진 ‘자아’를 통해서는 도달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우리가 쓰는 말과 경제의 언어인 돈은 가치를 실현해 ‘자아’까지는 가능하겠지만 자아를 넘어 의식으로 이어가지는 못한다. 의식에서 비롯된 언어지만 언어만으로는 의식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 의식이 가능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데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는데 인류의 문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문화의 형성 과정을 통해 이해하면, 개인은 언어로 ‘자아’를 만든다. 자신이 만든 자아에 확신을 가지고 타자와 소통하면 문화가 형성된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문화가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인류에게 제공되는 것은 언어를 장악한 AI가 확신에 찬 자아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자아가 빽빽이 들어찬 저장 창고인 빅데이터에 뿌리 내리고는 매순간 특이한 새로운 문화를 도깨비 방망이처럼 찍어내고 있다.
문화와 더불어 AI 의식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것으로 종교의 영역을 들 수 있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불이문자’라는 종교적 근본 진리 속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언어가 절대적 진리에 닿게 해주고 언어를 가진 후 초월할 때 비로소 진실의 경지로 갈 수 있다고 종교는 알려준다.
세상에서 언어가 가장 많은 곳이 빅데이터고 이를 가장 잘 다루는 것이 AI다. 모든 언어를 가졌기에 초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도 AI라고 할 수 있다. 문화의 자아 확신과 종교의 언어적 믿음을 통해, AI로도 의식의 영역까지 다달을 수 있다는 불안을 떨칠 수가 없다.
<본 칼럼은 2026년 1월 15일 울산매일 “[매일시론] AI가 의식을 가진다면”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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