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한 지 12년 만에 졸업합니다.” 14학번 정인중 졸업생(딜라이트룸 기술이사)은 2026년 학위수여식 졸업생 대표 연단에 올라 이렇게 운을 뗐다. 그는 “분명 울산과학기술대학교에 들어왔는데, 여러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울산과학기술원을 졸업하게 됐다”며 “학교가 성장하는 동안 나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다”고 했다. 창업한 회사 두 곳 중 하나는 매각했고, 다른 하나는 누적 8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받으며 성장 중이라고 밝혔다. 자퇴 후 복학, 결혼까지 겪은 뒤 “지금은 내가 사랑하는 UNIST에서 졸업 연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를 정답 없는 세계로 떠민 한 문장을 꺼냈다. “서른 살에 1000억 원을 벌고 싶다”는 말이 창업 동기가 됐고, 그 말 덕분에 남들보다 먼저 불확실성 속으로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2015년 9월 경영관에서 선배들과 과외 중개 서비스 ‘페달링’을 만들며 첫 창업을 시작했다. UNIST 학생팀으로는 처음 미국 벤처캐피털(VC) 투자를 유치했지만 1년 만에 벽을 만났다.
이후 합류한 글쓰기 앱 ‘씀’은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동시에 ‘올해의 앱’으로 뽑히며 사용자 100만 명을 빠르게 모았다. “그때는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돈을 버는 방법을 몰랐다”고 털어놨다.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어디에서 수익이 발생하는지 깊이 고민하지 못한 채 답을 찾는 데만 급급했고, 정작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놓쳤다는 고백이다. 결국 투자금이 바닥나 월세보다 적은 월급을 받는 상황까지 몰렸고, 회사를 매각했다.
몇 년 뒤 그는 첫 창업기업이 피벗한 ‘클래스101’에 다시 합류했다. 비대면 서비스 확산 흐름을 타며 회사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누적 5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고 연 매출은 1000억 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왜 잘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다음 성장만 쫓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 차례 구조조정으로 300명이 넘던 조직이 40명 규모로 줄었다고 했다. 밤을 새우던 동료들에게 퇴사를 통보해야 했고, 급여가 부족해 공동창업자들이 개인 신용대출로 회사를 버틴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인중 졸업생이 마지막에 남긴 결론은 분명했다. “창업이든 연구든 커리어든,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 답을 빨리 찾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주 틀리고 실패하다 보니 어느새 서른이 넘었다”며 “1000억 원을 벌지는 못했지만,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 묻는 법은 배웠다”고 했다.
후배들에게는 ‘답부터 찾지 말라’고 당부했다. 졸업 후 마주칠 난제 앞에서 준비가 덜 됐다고 느끼는 건 정상이라며, “내가 풀고 있는 문제가 정말 맞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이미 ‘Pioneers’로서의 첫걸음을 여기서 시작했다”며 연설을 맺었다.





![[2026 학위수여식] 외국인 졸업생 대표 리자 박사 “장애물보다 두려운 건 포기”](https://news.unist.ac.kr/kor/wp-content/uploads/2026/02/사진-졸업생-대표연설LIZA-1-190x122.jpg)
![[2026 학위수여식] 대학원 졸업생 김종범 “천천히, 멀리… 속력보다 방향” 강조](https://news.unist.ac.kr/kor/wp-content/uploads/2026/02/사진-졸업생-대표연설김종범-190x122.jpg)
![[2026 학위수여식] “인류의 삶에 기여하는 따뜻한 과학기술 넥서스가 되십시오”](https://news.unist.ac.kr/kor/wp-content/uploads/2026/02/사진-박종래-총장이-UNIST-학위수여식사를-전하고-있다-1-190x122.jpg)
![[2026 학위수여식] “길을 만드는 개척자 되길” UNIST 인재 883명 배출](https://news.unist.ac.kr/kor/wp-content/uploads/2026/02/사진-2026학년도-UNIST-졸업생들이-학사모를-위로-던지며-졸업을-축하하고-있다-1-190x12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