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정보관과 연구실 불을 밝히며 밤공기를 마셨던 동료 여러분, 진심으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6 UNIST 학위수여식 대학원 졸업생 대표로 연단에 선 김종범 박사는 먼저 ‘같이 버텨낸 시간’부터 꺼냈다. “오늘만큼은 미래 걱정을 잠시 내려두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편안한 밤을 보내길 바란다”는 인사도 덧붙였다.
김 박사는 UNIST에서 보낸 12년을 마무리하며, 자신이 길고 치열한 학위 과정 끝에 얻은 삶의 나침반으로 “천천히, 그리고 멀리”를 제시했다. 그는 학위 기간 내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을 높이는 연구에 매달리며 앞만 보고 달리는 ‘1차선 추월차로’ 같은 삶을 살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속도에 집착할수록 연구는 번번이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고 했다.
그 벽을 넘긴 계기는 의외로 연구실 밖에 있었다. 아내와 마주 앉은 저녁 식탁에서 들은 한마디가 고정관념을 깨는 열쇠가 됐다는 것이다. “고기도 센 불에만 익히면 겉만 타고 속은 안 익는다. 온도를 천천히 조절해야 깊은 맛이 난다”는 아내의 말이, 전공이라는 차선에서 잠시 내려와 일상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유연함’의 가치를 일깨워줬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남이 정해놓은 속도에 끌려가기보다, 스스로 보폭을 설계해 길을 만드는 태도가 결국 더 멀리 가게 한다는 것. 김 박사는 “정말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도달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고민하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라고 했다. 옆 차선의 누군가가 앞서 나가면 조급해지기 마련이지만, 1차선은 빠른 대신 에너지를 급격히 소모하고, 자기 속도를 지키는 2차선이 오히려 더 먼 거리를 간다는 비유도 들었다.
이 ‘속력보다 방향’이라는 메시지는 그가 실제로 쌓아온 연구 성과와도 맞닿아 있다. 학위 과정 중 태양전지 효율 공인 인증이라는 큰 고비를 ‘거듭된 실패’ 끝에 넘어섰다고 했고, 연구자로서의 전환점으로는 ‘네이처(Nature) 1저자 논문 게재’와 결혼을 꼽았다. 꿈의 저널에 1저자로 논문을 싣는 경험은 막연했던 적성과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꿔주었고, 더 큰 목표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제 그는 UNIST를 떠나 다음 성장 가도에 오른다. 김종범 박사는 현재 미국 UCSD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급변하는 AI 시대를 ‘치열한 서바이벌’로 표현하면서도, “우리는 일상에서 답을 찾는 창의적 개척자이자 속력보다 방향의 소중함을 아는 UNISTar”라며 자신감을 잃지 말자고 동료·후배들을 독려했다.
마지막 인사는 ‘감사’였다. 그는 부모님과 지도교수 석상일 교수, 그리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 각자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고마워!”를 외치자고 제안하며 다함께 마음을 모아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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