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길을 가로막는 건 장애물 자체가 아닙니다. 그 앞에서 포기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이 우리를 멈추게 합니다”
2026년 UNIST 학위수여식에서 외국인 졸업생 대표로 연단에 오른 수라이야 자한 리자(Suraiya Jahan Liza) 박사는 자신의 삶을 관통한 한 문장을 꺼내 들었다. 그는 “오늘은 중요한 장이 끝나고 새로운 장이 시작되는 날”이라며, 각자의 길에서 맞닥뜨릴 어려움 앞에서도 걸음을 멈추지 말자고 강조했다.
방글라데시 출신 리자 박사는 UNIST에서 인간공학 석사를 마친 뒤 2017년 박사과정을 시작해, 이번에 바이오메디컬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도교수는 권오상 교수다. 리자 박사는 “글로벌 연구 환경과 훌륭한 교수진 속에서 꿈을 이룰 기회를 준 UNIST에 고맙다”며 “나를 연구자이기 이전에 ‘도전하는 사람’으로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권 교수에 대해서는 “연구의 기본기를 몸으로 익히게 해준 스승”이라고 했다.
연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대목은 연구 성과가 아니라, 삶의 고비를 건너온 과정이었다. 그는 2021년 임신 28주에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병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조기 출산을 해야 했고, 제왕절개 뒤 2주 만에 수술, 이어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첫 논문 심사 과정에서 리뷰어 코멘트에 답하며 원고를 다듬었다고 회상했다. “치료 중에는 일상적인 일조차 버거웠고, 타국에서 갓난아이를 돌보며 ‘다시 연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컸다”고 했다.
그는 회복 과정에서 “큰 성취가 아니라, 밖을 혼자 걸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은 작은 변화”가 자신을 다시 앞으로 밀어줬다고 전했다. 이후에도 2022년부터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약물치료와 정기 추적을 이어오며 부작용을 견뎌야 했지만, “그럼에도 계속하기로 선택했고 결국 박사를 마쳤다”고 했다. 지도교수가 병가에서 복귀한 자신을 따뜻하게 맞으면서도 “박사는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고 일러준 순간이 오히려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다고도 덧붙였다.
연구 이야기도 소개했다. 리자 박사는 50세 이상 성인을 위한 시각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약 20일 훈련으로 시기능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를 스마트폰 기반 훈련 방식으로 확장해 일상에서 활용할 길을 모색했다고 했다. 박사과정 동안 SCI급 학술지 논문을 게재했고, 국내 특허 2건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의 인사도 이어졌다. 그는 지도교수와 연구실 동료들, UNIST 졸업생이기도 한 남편, 부모님과 어머니, 그리고 ‘가장 큰 영감’이라는 다섯 살 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아울러 치료 기간 한국에서 받은 의료 지원에 대해서도 “삶에서 가장 어려운 시간을 건너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리자 박사는 졸업생들을 향해 이렇게 당부했다. “도전은 또 찾아올 거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를 막는 건 ‘멈추려는 선택’뿐이다. 자신을 믿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라면서 “이 자리에 함께한 모두의 앞날이 밝기를 바란다”며 축하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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