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산업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확보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대규모의 무탄소 전원을 언제 어디서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는 지름길이자 지역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여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원동력이다. 에너지 산업 융복합단지와 원전 클러스터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에너지 산업의 심장 울산에 원자력발전소가 새로 유치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70년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아흐메드 자키 야마니(Ahmed Zaki Yamani)는 “돌멩이가 없어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다(=The Stone Age came to an end, but not because we ran out of stones.)”라고 하였다. 자원의 부족이 아닌 과학기술의 진보가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반세기 전의 그의 통찰은 화석연료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오늘날 현실이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원자력은 국가 에너지 안보를 굳건히 하고 산업 인프라를 지탱하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대규모 탄소중립 에너지원이다.
탈원전(脫原電)을 외쳤던 벨기에, 스웨덴, 스위스, 이탈리아 등 유럽 선진국들을 보라! 지구촌의 전쟁이 불러온 에너지 위기를 돌파하고 급증하는 산업전력 수요를 충당할 친환경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원자력으로 회귀하는 길을 걷고 있다. 2023년 원전 폐쇄를 모두 완수하며 탈원전을 완료한 독일의 원전 재가동 논의는 ‘탄소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면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에너지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대안이 원자력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원전이 탄소중립을 위한 주요 전력원임을 과학기술적 사실을 기반으로 재인식한 결과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울산은 원전 건설과 운영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해 오고 있는 에너지 거점 도시로서 광역 교통망, 기반 인프라, 부지, 높은 원자력 환경 공공 신뢰도 등 최적의 원전 유치 여건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새울 1, 2호기는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3세대 개선형(GEN III+) 가압경수형 원전으로, K-원전의 표준 모델(APR1400)이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여 운영 중인 바라카 원전의 그것과 동일한 노형으로 그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하였다. 우리나라는 1978년 첫 상용 원전 도입 후 수십 년 동안 축적된 원전 건설 및 운영 역량, 연구 개발을 바탕으로 원전 도입국에서 원전 수출국으로 탈바꿈하며 글로벌 원자력 선도 국가의 반열에 올라서 있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원전 기술력을 인정받은 우리나라의 주력 원전 노형인 APR1400이 건설, 운영되고 있는 울산의 새울 신규 원전 유치는 지극히 자연스러우며 전략적으로도 주저할 이유가 없다. 아니, 울산은 신규 원전을 수용하기 위한 최적의 맞춤형 인프라와 검증된 환경을 이미 확보하였다.
1,000MW급의 대규모 전력이 소요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SK AI 데이터센터)가 울산에 들어선다. 이는 수요처와 에너지원의 인접성을 통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미래 산업경쟁력의 핵심임을 직접 방증하는 것이다. 전통적 제조업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전기차, 반도체, 스마트팩토리 등과 같은 전력 다소비 첨단산업에 대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산업 생존의 필수 요소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원전 프로젝트 투자 및 원자력발전소 직접 전력 구매 행보는 안정적인 대규모 무탄소(無炭素) 전원 확보의 해답이 원자력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신규 원전 유치를 통한 대규모의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는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및 수소 등 울산의 주력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더불어, 원전 건설 과정에서의 대규모 고용 창출과 원전 지역 지원금 등은 지역 경제를 향상시키고 지역민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 실질적인 성장 엔진이 된다.
원자력을 통한 에너지 확보가 불가피한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탄소 중립, 지역 경제 성장, 국가 에너지 안보 등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원전의 신규 유치는 선택이 아닌 사명이다. 입지 조건을 모두 갖춘 새울 원자력부지에 신규 원전을 추가로 짓는 것은 이제 지역의 실천적 의지와 시간의 문제다. 원전의 건설부터 운영, 해체까지 아우르는 원전 전주기 생태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울산에서 세워지기를 기대한다.
<본 칼럼은 2026년 3월 12일 울산제일일보 “[교수 논단] 흔들리지 않는 미래 에너지의 안정적·지속적인 확보”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





![[경상시론]과학자로서의 기업가](https://news.unist.ac.kr/kor/wp-content/uploads/2026/03/Entrepreneurship-190x122.jpg)
![[최진숙의 문화모퉁이(30)]실수로 만들어진 가나슈](https://news.unist.ac.kr/kor/wp-content/uploads/2026/03/ganache-190x122.jpg)
![[다산칼럼] 경제·안보를 대전환해야 한다](https://news.unist.ac.kr/kor/wp-content/uploads/2026/03/ai-190x122.jpg)
![[매일시론] 플라스틱 비즈니스 모델](https://news.unist.ac.kr/kor/wp-content/uploads/2026/03/썸네일플라스틱-비즈니스-모델-190x122.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