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말 학위 수여식을 마치자마자 교수에 임용된 UNIST 동문이 있다.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유승민 교수다. 유 교수는 지난 3월 1일부터 울산과학대 환경화학공업과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유 교수는 부산대에서 학사를 받고, 포항공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LG화학연구소에서 8년 정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UNIST에는 2011년 8월에 입학해 올해 2월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울산과학대는 교수 채용 시 산업체 경력을 필수로 요구한다”며 “LG 연구원에서 근무한 경력에다 UNIST에서 연구한 실적이 있어 학위를 받고 바로 교수로 임용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지도교수였던 박수진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유 교수는 산업체에서 경험이 있어 시야가 넓었고 연구 장비를 다루는 데도 능숙했다”며 “현장 경험에 학술적인 부분까지 갖춰 교수로도 훌륭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교수는 앞으로 울산의 화학산업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그는 “울산과학대의 위치나 역할 등을 고려했을 때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울산이 기존 장치 산업 외에도 에너지 분야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도 발전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유승민 교수와 일문일답
Q1. 간단한 이력 소개 부탁한다.
A1. 1976년생이다. 부산대에서 학사, 포항공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7년 8개월 동안 LG화학기술연구원에서 근무했다. 2011년 8월 UNIST 박사 과정에 입학해 2015년 2월에 학위를 받았다. 올해 3월 1일자로 울산과학대 환경화학공업과 교수로 임용됐다.
Q2. 잘 나가는 대기업 연구소를 그만두고 박사 학위에 도전한 이유는?
A2. LG 연구원에서는 석사 학위만 있는 연구원에게 해외로 박사를 받으러 나갈 기회를 준다. 그런데 가정도 있는 형편이라 국내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로 했고, 이 기회에 조금 다른 길을 가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 즈음 포항공대 선배가 초대해서 UNIST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장비와 시설 등에 반해서 박사 과정을 밟기로 마음 먹었다.
Q3. 주로 어떤 분야를 연구했는지?
A3. LG연구원에서는 ‘점접착 소재’에 대해 연구했다. 물질 표면의 점착과 접착이 가능한 고분자 재료에 관한 연구였다. 2009년 회사가 LG하우시스로 분사했고, 위치도 대전에서 경기도 안양으로 이전했다. 이런 상황들과 얽히면서 회사를 나오는 게 가시화됐다. UNIST에서는 박수진 교수의 조언으로 미래에 유망한 기술이 에너지 분야임을 알게 됐고, 기존의 고분자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에너지 저장 및 변환 장치에 고분자재료를 적용하는 연구를 했다. 그리고 박수진 교수의 밤낮 없는 열정에 힘입어 박사 과정 동안 14편의 논문을 썼고, 제1저자가 8편이다. 특히 이상영 교수와 함께 개발한 새로운 이차전지 분리막 제조 기술은 향후 에너지 저장장치 분야의 주목받는 기술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Q4. 산업체 경력이 울산과학대 임용에 도움이 됐을 것 같다.
A4. 그렇다. 울산과학대는 교수 채용 시 산업체 경력을 필수로 요구한다. LG 연구원에서 근무한 경력 덕분에 지원 자격을 갖췄고, UNIST에 대한 믿음이 작용해 교수가 될 수 있었다. 수도권 등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도 많이 지원했는데 그들과 경쟁해서 합격했다.
Q5. 당신에게 UNIST는?
A5. ‘無에서 有를 창조할 수 있게 해준 학교’다. 잠재력이 굉장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학부에서 다양한 전공을 배운 친구들이 대학원에서 만나게 됐는데, 이 덕분에 융합학문을 할 수 있었다. 고분자공학만 했다면 몰랐을 세상을 이들과 교류하면서 알게 됐고, 앞으로 어떤 분야에 도전하더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한 마디로 UNIST 덕분에 시야가 넓어진 것이다. 대학원 전공필수 과목 중에 ‘친환경에너지동향’이라는 게 있다. 각자 에너지 한 분야를 맡아서 정리하고 발표하는 것인데 이 과목이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Q6. 앞으로의 계획은?
A6. 울산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교수 생활도 울산 공단 가까이서 하게 됐다. 울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화학단지가 위치해 있는 만큼 화학산업 분야에 기여할 게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울산이 기존 장치 산업 외에도 에너지 분야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도 발전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으로 울산의 화학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