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국내파, 비수도권 출신 연구자가 한양대 교수로 임용됐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에서 작년 여름에 박사 학위를 받은 최효성 박사가 그 주인공이다.
최효성 교수는 비교적 빨리 교수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을 ‘연구 실적’으로 꼽았다. 실제로 최 교수는 2010년 3월 UNIST 박사 과정에 입학해 교수로 임용되기 전까지 23편의 논문을 썼다. 이 중 14편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연구에 열정적이었다. 그는 “UNIST 자연과학관 지하 1층에 있는 연구지원본부(UCRF)에는 언제든 쓸 수 있는 첨단장비가 모여 있어 꾸준히 연구 실적을 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지도교수였던 김진영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최효성 교수는 스스로 동기부여를 해서 모든 일에 주도적으로 연구를 하는 학생이었다”며 “ 교수가 된 후에도 박사 과정과 박사 후 연구원 때의 경험을 밑바탕으로 더 정전해서 저를 능가하는 과학자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와 공동연구를 하며 곁에서 지켜봤던 김병수 UNIST 자연과학부 교수는 “최 교수의 경우는 꾸준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킨 인물”이라며 “최 교수의 임용은 국내에서도 충분히 좋은 연구 실적을 쌓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평했다.
최 교수는 “앞으로 교수로서 더 연구한 뒤 국가대형과제를 관리하는 센터의 책임자가 되고 싶다”며 “세계 우수 석학들과의 공동연구를 활성화시켜 한국 과학이 세계적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장래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최효성 교수와 일문일답
Q1. 간단한 이력 소개 부탁한다.
A1. 1985년생이다. 부산대에서 학사, GIST(광주과학기술원)에서 석사, UNIS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UNIST에서 4개월간, UCBS에서 1년간 박사 후 연구원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올해 3월 1일자로 한양대 화학과 교수가 됐다.
Q2. 다른 사람에 비해 이른 나이에 교수가 됐다. 비결은?
A2. 운도 따랐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꾸준히 논문을 쓴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에 박사과정을 시작했는데, 2011년에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논문을 게재했다. 2013년 8월에 졸업했는데 그 해 8개월 동안 3편의 논문을 꽤 저명한 저널에 실었다.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에너지 엔 인바이로먼트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다.
UNIST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4개월 있으면서 진행하였던 연구도 나노 에너지(Nano Energy)와 나노 스케일(Nanoscale)에 논문을 냈다. UCSB에서도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논문을 발표했다. 박사 과정 동안에만 총 21편의 논문을 저널에 게재했는데, 그 중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게 14편이다. 이런 실적이 한양대 교수 임용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Q3. 어떻게 그 많은 논문을 쓸 수 있었나?
A3. UNIST의 연구 환경 이런 실적을 낼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UCRF에 있는 첨단장비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접근성이 용이해 연구하기 좋았다. 또 교수진이 젊어서 소통이 잘 됐고 이 점이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지도교수였던 김진영 교수는 학생들을 믿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들에 적극적인 지원자로 나선다. 이런 면이 정말 감사했다. 김진영 교수의 연구실에서 배출된 1호 박사인데, 교수로 임용돼 더욱 뜻 깊다.
Q4. 기존 연구 분야와 앞으로 연구 계획은?
A4. 기존에는 금속산화물의 표면을 개질하고 다양한 종류의 금속나노입자를 개발하여 이를 태양전지나 발광다이오드에 활용하는 연구를 주로 진행했다. 앞으로는 고성능 다기능성 유-무기 하이브리드 복합재료를 만드는 일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고 응용분야도 넓힐 계획이다.
Q5. UNIST와 공동연구 등도 계획하고 있는지?
A5. 다른 학교 교수가 되는 바람에 UNIST와는 거리가 조금 멀어졌다. 하지만 UNIST의 교수와 대학원생, 박사 후 연구원을 잘 안다. 기회만 닿는다면 그들과 함께 연구하고 싶다. UNIST 자체에서 졸업생과 공동 연구할 수 있는 연구과제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Q6. 당신에게 UNIST는?
A6. 무(無)에서 유(有를) 가능하게 하는 학교다. UNIST는 지극히 평범하던 나에게 우수한 교육, 연구환경, 해외연수 경험 등 많은 기회와 혜택을 주었고 결국 대학교수로 만들어 준 학교다.
Q7. 꿈은 무엇인가?
A7. 교수로서 이력을 더 쌓은 뒤 국가대형과제를 관리하는 센터의 책임자가 되고 싶다. 한국 과학이 세계적인 수준에서는 조금 뒤처진 감이 있는데 세계 우수 석학들과의 공동연구를 활성화시켜 한국 과학이 세계적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