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은 최고의 스포츠입니다. 체력은 물론 공동체 의식과 배려심, 리더십을 한 번에 기를 수 있거든요. 조정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준 UNIST에 감사합니다.”
올해 2월 UNIST를 졸업한 조용빈 동문은 UNIST 조정부 창단 멤버다. 그는 ‘2013년 1학기 리더십 프로그램’에서 조정을 배운 뒤, 여름에 모집한 조정부에 지원했다. 이후 9월부터 2014년 하반기까지 활동하며 전국조정대회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휩쓸었다.
조용빈 동문은 “조정, 카누, 카약, 래프팅이 모두 ‘배타고 노 젓는 거’ 라고 생각했는데, 조정을 만나면서 신세계가 열렸다”며 “여럿이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면서 ‘함께’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정말 좋은 스포츠”라고 말했다.
그는 조정부 회원 이외에도 학업과 봉사활동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학생이었다. UNIST 학생들이 함께 추진한 ‘농촌 살리기’ 프로젝트에서는 벽화 봉사를 했고, 책을 낭녹해 녹음하는 봉사활동도 했다. 그는 “조정은 물론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가치관, 꿈,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다”며 “UNIST는 다른 대학에 다녔으면 절대 못했을 것들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게 해줬다”고 전했다.
현재 조용빈 동문은 졸업 후 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해 의사가 되기 위한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의사가 되어서도 UNIST의 배움을 바탕으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긍정영향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용빈 동문과 일문일답이다. 이메일 인터뷰는 2015년 2월 학위수여식 이전에 이뤄졌음을 밝힌다.
Q1. 전국 조정대회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것으로 알고 있다. 조정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A1. 2013년 1학기 리더십프로그램을 통해 조정을 처음 배우고, 배도 타면서 흥미를 느끼게 됐다. 그 해 여름에 ‘조정부’ 회원을 모집하는 걸 보고 덜컥 지원해 조정부의 창단멤버까지 됐다. 예전에는 조정, 카누, 카약, 래프팅이 모두 ‘배타고 노 젓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UNIST 리더십프로그램 중 ‘스포츠-조정’에서 신세계를 만났다. 조정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주신 김환욱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Q2. 조정을 통해서 얻은 것들이 있다면?
A2. 조정은 최고의 스포츠다. 체력 단련은 물론이거니와, 마음의 여유까지 얻을 수 있다. 배를 타고서 강 위에서 금빛 찬란한 강물과 파란 하늘을 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 또 배를 타다 보면 여럿이 노 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이를 깨달으며 ‘함께’의 중요성을 깊이 느끼게 된다.
특히 선장 격인 ‘콕스’는 배의 균형을 잡고 방향 맞추는 역할을 한다. 그만큼 콕스와 배를 탄 다른 선수들의 호흡도 잘 맞아야 한다.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에서 공동체 의식과 배려심, 함께 이끄는 리더십이 길러진다. 또한 선수들은 각각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므로 책임감도 생긴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얻었다.
Q3. ‘농촌 살리기 프로젝트’와 ‘녹음도서 기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달라.
A3. 농촌 살리기 프로젝트는 친구와 함께 참여한 ‘농촌 지역 벽화 그리기’ 활동이다. 벽화 그리기는 1박 2일 동한 이어졌는데 비가 내려서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서툰 솜씨지만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게 재밌었고 마을이 밝아지는 걸 보며 보람 있었다. 지금도 신리마을의 한 쪽 벽에 그려진 오리 떼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빙긋 웃음이 난다.
녹음도서 기부활동은 송정호 조정부 前 회장의 추천으로 시작했다. 혼자 책을 낭독하고 녹음해 ‘오디오북’을 제작하는 조금 색다른 봉사였다. 저는 울산광역시 점자도서관에 시작장애인이 읽고 싶다고 신청한 ‘일단, 시작해’를 맡았다. 한 학기 동안 녹음하고 편집해 완성했는데,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비슷한 봉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Q4. UNIST에서 학업 외에 가장 의미 있었던 활동은?
A4. 하나만 꼽기 너무 어렵다. 우선 수업의 일환으로 친구들과 함께 시작했던 교내 토론대회 ‘TRDH’가 점차 성장하고 자리 잡는 모습이 뿌듯하고 신기하다. 또 3년 전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만났는데, 그 친구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작은 인연이지만 저를 잊지 않고 연락해줘서 정말 기뻤다. 면역학 실험실, 미생물학 실험실, 그리고 미국의 필라델피아 아동병원(CHOP)에서의 인턴십 또한 평생 가져갈 유익한 시간이다. 이외에도 경험한 것들 하나하나를 생각하면 ‘아, 짧지만 길었던 4년을 허투루 보내지는 않았구나!’ 생각이 든다.
Q5. 앞으로도 잊지 못할 ‘UNIST의 추억’을 꼽으라면?
A5.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한 룸메이트 샛별이와 추억이다. 학생회관 김밥천국에서 돈가스와 순두부를 시켜먹던 것부터 1학년 축제날 당장 광장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학술정보관에서 함께 했던 과제, 방에서 시험 직전에 공부가 안된다며 초콜릿을 까먹었던 기억, 시험을 치고 방에 돌아와 두 종류의 컵라면을 끓여 나눠먹었던 것까지 사소하지만 함께 웃고, 떠들고, 힘들어했던 그 모든 순간들이 제겐 잊지 못할 추억이다.
“샛별아, 네가 함께여서 4년이 더 행복했던 것 같아! 정말로 고마워!”
Q6. UNIST에서 개인적으로 이룬 성장과 이 학교가 본인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지?
A6.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공부도 좋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많은 추억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생겼고, 그 추억이 제게 ‘행복’을 가져다줬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이 제게는 교육이었고, 그를 통해 성장했다.
UNIST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큰 배움을 준 학교다. 다른 대학을 다녔으면 절대로 경험하지 못했을 것들을 겪고 배울 수 있게 해줬다. 학문적인 것뿐 아니라 가치관, 꿈, 살아가는 방법, 그리고 사람들을 포함해 ‘돈 억만금을 주고서도 사지 못할 것들’을 얻었다. 온전하게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지를 깨달았다.
Q7. 앞으로의 계획과 장래희망은?
A7. 졸업 후 대전에 위치한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한다. 단순히 병을 고치는 의사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을 잇는 의사가 되고 싶다. 사람들에게, 그리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긍정영향가’가 되는 게 제 꿈이다. 또한 인류와 지구가 함께 잘 살아갈 수 있게 돕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 그렇게 제 이름 ‘조용빈’이 UNIST의 다리 이름이 되어 죽어서까지도 불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