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구촌 곳곳이 이상고온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 한해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더울 것이라고 한다. 지난 주말에는 거의 전국적으로 때 이른 폭염주의보까지 내렸다. 너무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몇 년전 늦 여름의 순환단전 사건을 떠올린다. 여름철 최대전력수요가 지났다고 긴장감을 늦추며 각 발전소들이 계획예방정지에 들어간 시점(2011년 9월 15일)에 갑작스런 전력수요 증가로 전력당국에서 부하를 조정하면서 일어난 사건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력예비율에 여유가 있어 올해 여름에는 순환단전 걱정은 없어 보인다. 최근 세계경제의 침체로 국내경기 또한 침체를 겪고 있어 전력수요 증가가 둔화되고 있고, 정부의 강도 높은 수요관리, 요금 적정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구촌 이상고온 현상의 원인중 하나는 온실가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작년 연말 ‘파리협정’을 체결하였다. ‘신기후변화체제(POST-2020)’출범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에서는 우리나라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로 확정하였다. 산업부문 감축률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BAU의 12% 수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발전부문 등에서 추가적 감축여력을 확보하기로 하였다. 이의 달성을 위해서는 석탄·석유 발전비중을 줄이고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늘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현재의 기술과 좁은 국토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저렴한 단가로 대량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이 유일한 방법이다.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열은 흐린 날, 비오는 날과 밤에는 발전이 어려우며 광대한 토지를 필요로 한다. 풍력은 약한 바람에도, 강한 바람에도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며 태양열과 마찬가지로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한다. 또한 태양열과 풍력은 발전단가가 원자력에 비해 10배 정도 비싸서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대에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신기후변화체제(POST-2020)에 부합하는 소식이 울주군에서 들려오는 것이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신고리3호기가 모든 건설을 마치고 막바지 시운전에 한창이며, 또한 지난 2012년 건설허가를 신청하여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심사를 마친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가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승인 대기중에 있다고 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2020년대의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침체된 울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최근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약 6년의 건설기간동안 일 평균 약 1,500명, 일일최대 약 3,500명의 근로자가 투입되면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주변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중에 발전소 유치에 따른 특별지원사업비, 기본지원사업 및 사업자지원사업비가 지원되며, 주민과의 합의에 의한 생활기반시설 및 소득증대지원을 위한 비용이 추가로 지급된다고 한다. 또한 발전소 운영기간(60년) 동안 매년 기본지원사업 및 사업자지원사업비가 지원될 예정이며 발전량에 따라 지역개발세와 준공에 따른 취득세 등을 지자체에 납부하여 재정건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원전이 속해있는 지자체의 재정건전성이 다른 지역보다 탄탄한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력수급 정책연구자 중 한사람으로서 국가적과제인 신기후변화체제에 대응하고 침체되어가고 있는 울산지역 경제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신고리원자력 5,6호기의 조속한 착수를 기대한다.
손동성 UNIST 교수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본 칼럼은 2016년 5월 26일 울산매일 16면에 ‘[오피니언]신고리 5·6호기 온실가스 감축,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