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창업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일단 힘들고, 끊임없이 일하는 광경을 상상하게 된다. 실제로 많은 창업자들의 강연에서 창업이라는 단어를 접하지 않았었으면 좋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창업의 과정은 고통스럽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창업을 위해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생성해내고 이를 조직 내부의 열띤 토론, 그리고 외부와의 소통을 통해서 시장에서 검증받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재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데 보통의 끈기 없이는 해낼 수 없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이렇게 끊임없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다보면 보통의 마음가짐으로는 그 열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많은 성공한 창업자들이 성공적인 창업자가 되기 위해서 가져야 할 가장 필수덕목이 끈기(Persistence)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일치한다.
하지만 이러한 끈기는 쉽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소위 대박의 성공보다는 소소한 작은 성공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성공을 하게 되면 자칫 창업과정이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 다시 일으켜 줄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특히 창업가 본인뿐만 아니라 조직 내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이러한 소소한 성공은 큰 선물이 될 것이고 창업가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줄 것이다.
이와 함께 창업가는 깊게 사색하는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했듯 창업은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고 아주 많은 문제들을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에 자칫 당장의 문제해결에 신경을 쓰다보면, 창업가의 회사가 장기적으로 가야 할 방향을 놓치고 이리저리 방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창업가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중장기적인 방향 설정을 위해 사색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특히 한국과 같이 아주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환경에서는 자신만의 사색을 할 시간을 별도로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가끔은 자신이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깊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창업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는 사랑하는 것이다. 창업의 과정을 살펴보면 사랑하는 과정과 닮았음을 알 수 있다. 창업을 위해서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과정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과정과 유사하고, 아이디어를 시장에 검증하고 발전시키는 단계는 사랑하는 사람의 행동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아내면서 서로를 맞추어가는 과정과 닮았다. 즉, 사랑을 하게 되면 그 사람 혹은 사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하나하나의 행동과 특성을 파악하여 자신만의 사랑법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 창업의 과정과 유사하다. 사랑하는 과정에서 가끔은 가슴 아픈 이별을 하게 되고 또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것 또한 창업가가 경험하는 실패의 경험과 같다.
앞서 이야기 했듯, 창업은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시련도 경험할 것이고 최고의 즐거움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 이러한 과정을 잘 겪기 위해서는 단순히 큰 마음을 먹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서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우리가 지금 놓치고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작은 성공을 통해 기뻐하고, 깊은 사색을 통해 무엇을 깨닫고, 열렬히 사랑하며 가슴 뛰는 것이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강광욱 UNIST 경영학부 교수 기술창업교육센터장
<본 칼럼은 2016년 10월 20일 경상일보 18면에 ‘[경상시론]성공하고 사색하고 사랑하라’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