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희망의 2017년 새해가 밝았다. 되돌아보면 2016년은 많은 시사점을 우리에게 준 한 해였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조선업 경기침체, 사드 배치 등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불확실성의 시대로 도래한 한 해였다. 글로벌적으로는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하여 유럽연합의 균열을 초래하였고, 미국에서는 정치계의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하였다.
2017년 정유년은 색을 뜻하는 정(丁)과 닭을 의미하는 유(酉)가 합쳐져 정유년(丁酉年) 즉 ‘붉은 닭’의 해이다. 닭은 어둠 속에서 새벽을 알리는 태양의 새라고 한다. 붉다는 것을 의미하는 정(丁)은 밝다는 뜻이기도 하기에 정유는 행복과 희망이 넘치는 한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해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을 설레게 하고 희망을 품게 만든다. 연말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면 새해에는 “다이어트에 꼭 성공하겠다” “원하는 짝을 만나겠다” “금연을 실천하겠다” “돈을 많이 벌겠다” “올해는 꼭 취업을 하겠다” 등 다양한 희망을 품고 있는 것도 이와 같다고 보겠다. 마치 “새해가 오면 새로운 인생을 제대로 살겠다”라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내 미래에 대해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다만 혼자의 소원보다는 함께의 희망, 상대방의 행복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우리 사회가 더 희망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닭의 해를 맞이하여 닭에 대한 정약용 선생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정약용 선생이 유배생활 중 하루는 처마밑에 앉아 마당에서 닭과 병아리들이 모이를 먹고 노는 것을 관찰하였다. 그러던 중 고양이가 나타났다. 그러자 닭과 병아리들은 일제히 고양이를 보며 짖어댔고 고양이는 한동안 멈칫하다 줄행랑을 쳤다. 이것을 본 다산은 무릎을 탁 치며 연약한 닭과 병아리도 위기 상황에서 함께 협동하여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열정을 가지고 협동한다면 무엇이든 다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지금 이 어려운 경제 현실 속에서도 끓는 피, 큰 배의 기관같이 힘찬 심장, 투명하되 얼음같은 이성, 그리고 든든한 가족과 친구, 동료들과 함께라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미국의 제32대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공황시절 “우리가 두려워 해야할 유일한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에게 놓인 경제 여건이 어렵다고, 삶이 힘들다고, 두려움에 사로 잡혀 움츠려 들지 말고, 큰 꿈과 소망을 가슴에 품어보자.
벽에는 새로운 달력을 걸고, 손에는 새로운 계획이 있는 수첩을 가지고, 행복과 소망이 넘쳐 설레이는 새해를 맞이해보자. 얼마 안 있으면 우리 민족의 고유명절인 설날이다. 멀리 흩어져 있던 가족, 친지들과 함께 모여 서로 사랑을 나누면서 앞으로 기대되고 설레이는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므로 더욱 소중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새로운 새해에는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이승억 유니스트 상임감사
<본 칼럼은 2017년 1월 24일 경상일보 19면에 ‘[독자위원칼럼]행복과 소망이 넘쳐 설레는 새해’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