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경제학자인 에른스트 슈마허(E. F. Schumacher)는 ‘작은것이 아름답다’라는 책을 통해 거대주의에 의해 주변으로 밀려난 작은 경제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최근 일반 사용자의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확대는 변방의 작은 경제를 주류 경제의 중심으로 들어오게 하고 있다. 이른바 ‘미코노미’(Meconomy)로 표현되는 현상들이다.
미코노미는 IT의 대중화로 정보나 콘텐츠 공급자로서 개인의 역할 확대를 의미한다. 실제로 인기 있는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은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하면서 사회적, 경제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창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 활용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한 개인의 온라인 쇼핑 창업과 기존 소상공인의 온라인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스몰비즈니스의 확산은 경제활성화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국내 제조업은 고속 성장을 지속했지만, 추가 고용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반도체 분야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20조원을 투자한 데 비해, 일자리는 900여개를 만드는 데 그쳤다. 게다가 국내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제조업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모멘텀이 절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온라인을 활용한 스몰 비즈니스의 활성화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플랫폼인 스토어팜의 경우 10만개 온라인 가게가 운영 중이고, 연간 약 5조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 이는 삼성전기의 연 6조원, 현대미포조선의 4조2000억원의 매출과 비슷한 규모다.
또한 스토어팜의 경우 낮은 초기비용과 손쉬운 운영으로 온라인 창업의 문턱을 낮춰 창업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에 일조하고 있다. 성장과 고용의 동반상승을 위해, 기존 대기업 주도의 낙수효과가 아닌 스몰비즈니스 활성화에 의한 분수효과로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스몰비즈니스 활성화는 시장기회의 공정성 관점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을 사용 중인 소상공인 절반 이상은 온라인 채널 활용 경험이 전무했다. 아예 온라인 채널을 사용하지 않는 소상공인을 감안한다면 휠씬 많은 소상공인들에게 온라인은 미개척 영역임을 알 수 있다. 온라인 스몰비즈니스를 위한 지원은 그러한 격차를 줄여 기회의 공정성을 실현할 수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경제활성화, 일자리창출, 시장기회의 공정성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스몰비즈니스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풀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온라인 비즈니스 창업이나 소상공인의 온라인 채널 활용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1인 창업자와 소상공인의 온라인 비즈니스 수용에 대한 실태파악과 더불어, 온라인 비즈니스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과 지원을 고심할 때다.
정윤혁 UNIST 경영학부 교수
<본 칼럼은 2017년 6월 15일 헤럴드경제에 ‘[헤럴드포럼-정윤혁 울산과학기술원 경영학부 교수]‘스몰비즈니스가 아름답다’’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