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은 인간이 만든 가장 강력한 에너지원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잘쓰면 약이고 못쓰면 독이다. 한국의 원자력은 미래 대한민국 선진화의 핵심 동력이다. 더 확대하고 효율을 올려 완벽히 안전하게, 엄청나게 잘 쓰도록 원자력 분야 과학기술을 세계 최고로 끌어 올려야 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한 도시와 주민은 특혜를 받아야한다. 예를 들면 원전 가까운 곳의 기업은 전기료가 10배로 싸야하고, 근처의 입주기업도 세제 혜택, 규제혜택도 받아야한다. 싼 전기를 많이만 쓸 수 있다면 중공업회사 뿐만 아니라 첨단 IT 기업들도 세계 최대 규모의 컴퓨터센터를 만들어서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다 저장해주는 ‘컴퓨터 호텔’ 사업 같은 것을 할 수도 있다.
울산은 비교적 안정적인 땅덩어리라, 일본, 중국보다 훨씬 더 좋은 지식저장 및 처리 산업을 할 수 있다. 만약 전세계 모든 IT 기업에게 한수원이 원자력 전기를 공짜로 주고, 컴퓨터를 놓을 공간을 공짜로 주고, 울산근처에 인천공항만한 국제공항이 공짜 혹은 초저가에 전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황당한 가정을 해보자.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통째로 이전하는 효과도 날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경제 가치는 결국 에너지의 값으로 환산이 된다. 배추가 비싸지는 이유는 그것을 생산하는데 드는 에너지가 결국 많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의 노동에너지, 태양에너지, 농기계 에너지, 배추종자를 개량하는데 든 생명과학기술 개발 에너지들의 합이 배추값이다. 에너지 비용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최적의 도시가 울산이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 달성 기간을 단축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에너지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그 발판위에 정보처리 효율을 극대화해 첨단과학기술을 세계 최고화 하면 된다.
그러나 원자력의 단점은 잠재적인 재앙이고, 이것은 그 지역민의 정신건강, 복지 및 육체적인 건강과도 관련이 있다. 따라서 국가는 지역민들에게 현재의 단기성 원전 지원금을 30년 앞을 바라보고, 후손을 바라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집행을 해야 한다.
그런 장기적이면서도 주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지원사업중 하나가 첨단 바이오 기술인 게놈(유전자의 총합)을 활용한 건강 모니터링이다.
지역 주민 모두의 유전적, 환경적 건강을 정확, 정밀하게 측정하고 보살펴 줄 수 있는 기술이 ‘게놈기반 맞춤의학’ 기술이다. 참여 주민의 게놈을 해독해 건강 측정, 질병예측, 암예측, 노화와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한다. 그 결과 리포트를 활용해,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사는 맞춤형 건강, 식단, 질병관리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나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울주군에 이사와야한다는 말이 생기도록 말이다. 울산·울주 주민들의 모든 유전자 정보를 다 읽어 첨단 맞춤의학의 혜택을 가장 먼저 보게 하자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이 프로젝트를 씨앗으로, 울주군이 첨단 바이오 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다. 단기적 건강복지와 장기적 일자리 및 산업개발의 두 마리 토끼도 잡을 수 있다.
건강에 큰 위협이 될 것 같은 원자력을 거꾸로 주민의 건강에 큰 기여를 하게 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그래서 요즘 지역 뉴스에 오르내리는 원전지원금을 이용해 울주군과 울산시 공동 사업으로서 ‘울산게놈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을 제안한다.
박종화 UNIST 생명과학부 교수
<본 칼럼은 2015년 4월 28일 경상일보 19면에 ‘[박종화칼럼]원자력으로 건강해지는 울산시민?’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