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한국엔 아들딸 구별없이 하나만 놓자는 말이 있었다. 지금은 많이 놓으면 상받는다. 70년대, 석유는 20~30년안에 고갈된다고 했다. 자원 경쟁으로 3차대전이 난다고도 했다. 그런데 요즘 기름값이 너무 낮아 고민이라 한다. 인터넷이 확산되고, 스팸메일이 돌자 인터넷 포화위기가 와서 사용량을 줄여야한다는 말도 있었지만 오히려 속도는 더 빨라졌다. 1800년대 영국학자 맬더스는 인구가 폭발해 재앙이 올수 있다고 했는데, 사람 수가 70억이 되어도 200년전에 비해 한국인은 더 뛰어난 경제, 복지, 장수 혜택을 누린다.
최근 전세계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대재앙의 위기에 있다고 한다. 핵발전 원자로들이 후쿠시마처럼 터질지 모르고, 반감기가 만년을 넘는 핵폐기물이 자꾸 쌓여 지구가 핵쓰레기장이 될수 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면 미래가 보인다. 인간은 큰 문제를 만났을 때 환경에 수동적응보다 이성적, 과학적 혁신을 통해 능동적으로 해결했다. 우리가 환경적응에만 특화한 동물이였다면 물속의 미끈한 고래나, 잘 뛰는 말, 코가 긴 코끼리가 되었어야 한다. 인류는 가장 덜 특화된 생물로 진화했다. 수동적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이 아닌 ‘능동적 과학혁신’을 통해 환경을 개조했다. 거시적으로는 능동적 자연개조는 생명현상의 본질이다. 우리가 숨쉬는 산소는 수십억년전 미생물이 뿜어낸 독가스 매연이었다. 지구의 많은 것들이 수십억년간 생물들에게 전염되고, 오염되고, 개조된 것들이다. 바다는 생명체의 DNA로 가득차고, 공기는 꽃가루같은 식물·곰팡이의 종자로 가득차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지구표면은 엄청난 수의 바이러스, 박테리아, 동식물로 오염돼 있다. 순수 자연그대로여야 한다면 지구는 화성같은 곳이어야 한다.
미래에 지구온난화 재앙은 오지 않는다. 인구폭발로 세상이 망하는 날도 오지 않는다. 핵연료나, 핵폐기물 때문에 세상이 폐허가 되지도 않고, 자동차나 선박의 수가 너무 늘어 못사는 세상이 오지도 않는다. 천재지변 상황이 종종 오더라도, 인간은 혁신을 통해 해결을 한다. 불을 발견했을 때 불장난으로 부족전체가 타 죽을 수 있으니 절대 사용을 못하게 규제했고, 화약은 잘못 터트리면 집이 날라가니 불법화 시켰다면 자동차, 비행기, 핵발전소도 없었을 것이고, 블랙홀의 존재도 모를 것이다.
인간 역사 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불의 발명도, 농업혁명도, 산업기계혁명도 아닌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우리 자신의 ‘인간혁명’이다. 1900년대와 비교해, 지금 인간의 생산성이 4배 이상 증가했다.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방법은 생산성의 핵심인 인간을 더 늘리고 교육·개선하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같은 문제는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귀한 자원인 사람을 늘리면 해결될 문제다. 위기를 경고하는 과학자도 늘리고, 해결하는 두뇌도 늘린다. 자동차 매연은 국민이 차를 더 많이 활용해 행동의 자유를 극대화하고, 자동차 5부제도 폐지하는 게 오히려 에너지효율을 더 올릴수 있다는 뜻이다. 원자력발전소, 고준위방폐장등의 이슈도 거기서 생산된 많은 전기를 써서 혁신적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능동적으로 안전도를 극대화하고, 폐기물을 극소화 하는 것이 해결법이다.
인간은 자유정신, 도전정신, 과학정신을 통한 ‘인본주의적 정신 혁신’으로 미래문제를 해결한다. 스스로 발목을 잡는 억압적 수동적 정책과 규제가 오히려 재앙을 촉진할 수 있다. 인류역사가 그것을 말해준다.
박종화 UNIST 생명과학부 교수
<본 칼럼은 2015년 5월 26일 경상일보 19면에 ‘[박종화칼럼]인간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