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일상을 보면 정말 많은 영상장비들을 이용하며 살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PC를 통해 촬영한 영상정보를 모니터나 노트북으로 전송해 화면에서 내용을 확인하고 프린터로 출력을 하기도 하고 동일한 인터넷 화면을 여러 디스플레이에서 보기도 한다. 많은 경우 분명 동일한 영상을 보고 있는데 어떤 기기로 보고 있느냐에 따라 색이 많이 달라 보인다.
먼저 동일한 장면을 찍었는데 왜 카메라 종류에 따라 사진이 다르게 나오는지를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들의 내부구조를 보면 영상센서 앞에 빨강(Red), 초록(Green), 파랑(Blue) 필터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렌즈를 통과한 빛이 필터를 통과한 후 센서에서 흡수돼 전기신호로 바뀌게 된다. 그렇다 보니 동일한 빛이 들어오더라도 필터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영상신호가 만들어진다.
이제 카메라로 만들어진 한장의 사진이 서로 다른 두 모니터에 전해지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요즘 대부분의 모니터는 LCD이다. LCD 모니터의 대략적인 구조를 보자면 가장 뒤쪽에 백라이트 즉, 조명이 있고 그 앞에 액정판이 있다. 액정은 가해지는 전기신호에 따라 투과율이 바뀌는 특성이 있어서 LCD 모니터는 다양한 밝기를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컬러신호는 액정을 통과한 빛이 앞에 붙어 있는 RGB 컬러필터를 통과하면서 만들어진다. 이렇듯 모니터는 백라이트, 액정, 컬러필터의 특성에 따라 만들어 낼 수 있는 색이 달라지게 된다.
이제 마지막으로 모니터에서 보던 영상을 프린터로 보내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프린터는 사이언(cyan), 마젠타(magenta), 노랑(yellow), 검정(black) 이렇게 네개의 잉크를 사용해 컬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회사마다 사용하는 잉크의 컬러 특성은 제각각이다. 그러니 동일한 CMYK 신호가 사용된다 하더라도 프린터 종류마다 실제 프린트 되는 색은 당연히 달라지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프린터의 경우 종이 특성에 따라 서로 색이 영향을 받는다. 또한 모니터의 경우 우리는 모니터가 내는 빛을 직접 보고 있는 상황이고, 프린터물의 경우 조명에 의해 반사된 빛을 보고 있는 상황이므로 프린트 된 사진은 외부조명 특성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곽영신 유니스트 교수·디자인및인간공학부
<본 칼럼은 2015년 6월 24일 경상일보 18면에 ‘[곽영신의 색채이야기(8·끝)]카메라·모니터·프린터의 색이 다른 이유’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