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영화를 보면 말을 타고 질주하는 모습을 자주 보고 멋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다. 인간의 이동에 관한 상상의 나래는 비행기를 만들어 냈고 전 세계를 1일 생활권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로 인해 편리한 점도 많지만 코로나19와 같이 바이러스의 빠른 전파에 이동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마차를 비롯해 증기차와 가솔린을 이용한 자동차로의 발전은 일상생활에서의 편리함과 신속함을 증가시켰는데 이는 공해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 새로운 에너지원을 이용한 전기차 및 수소차 등의 새로운 도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동차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은 전세계적으로 자율주행자동차와 개인용 비행체(PAV)로 모아지고 있다.
울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생산지이며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산업수도이다. 그러나 연구 개발 측면에서의 경쟁력은 매우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울산시와 UNIST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 미래의 자동차산업을 선도하는 기반을 만들고자 미래차연구소를 개소하였다.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묵묵히 연구하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집단이 필수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기반기술과 원천기술은 잠시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지를 가진 연구개발자들의 혼을 불사르는 집념이 필요하다.
남에게서 배운 기술로 생산하는 제품은 반드시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흔히 블루오션이라고 하는 새로운 창의적인 제품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경쟁자가 생기고 가격이 내려가면서 수익이 줄어드는 레드오션으로 바뀌게 된다.
자율주행차의 경우에도 이미 미국을 필두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일부의 기술은 기존의 자동차에 적용되어 편리함과 안전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시험운행을 통하여 문제점을 파악하고 더 높은 기술을 위하여 많은 연구개발자들이 국제적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미래차에 대한 2030 비전을 발표하였고 울산시도 작년에 자동차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발전전략과 10대 추진과제를 발표하고 추진중이다. 그 첫 번째 과제가 미래차연구소를 설립하여 우리만의 원천기술과 기반기술을 개발하여 울산시의 기업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함은 물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자 UNIST 미래차연구소를 개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자동차의 변화는 단순한 기술의 변화가 아닌 인류의 생활을 편리하고 안전하며 즐겁게 만드는 큰 계기가 된다. 운전을 하지 않는다면 차량의 형태가 지금의 모양으로 남아있기보다는 매우 아름다운 형태로 변할 것이고 내부의 좌석 배치나 인테리어도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다.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차량을 구성하는 재료도 다양하게 변할 것이다. 사고가 나지 않는 자동차를 상상하면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보내는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할 새로운 방법들이 나타나면서 이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번에 개소하는 미래차연구소는 소재에서 시작하여 에너지원인 배터리, 전기차와 자율차를 위한 부품과 각종 모듈, 자율주행을 위한 알고리즘의 개발은 물론 사람의 감각보다 더 좋은 각종 센서들을 이용한 통신기술, 나아가 개인용 비행체까지 연구 개발하며 이들을 이용한 자동차 전체를 만드는 기술, 자율차에서 얻어지는 정보들을 이용한 서비스기술까지 연구개발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차 종합연구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국내의 많은 연구기관들과 연구개발 협력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많은 교류를 통하여 명실상부한 최고 연구소로 발전하고자 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 운영에 있어서도 UNIST만의 폐쇄적 연구소가 아닌 울산시에 있는 많은 관련기관과 함께하는 개방형 연구를 진행할 것이며 개발된 기술은 우선적으로 울산시의 기업들에게 이전하는 원칙을 지킬 것이다.
미래 자동차산업 선도도시로 도약하는 울산시를 그려 본다.
김학선 UNIST 미래차연구소 소장
<본 칼럼은 2020년 5월 13일 경상일보 14면 ‘[기고] UNIST 미래차연구소 개소와 기대’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