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광역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이 국가교통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고 국토교통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는 반가운 뉴스를 접했다. 지난 9월7일자로 고시된 계획 내용을 보면, 2030년까지 4개 노선 48.25㎞ 구간에 총사업비 1조3316억원을 투자하여 도시철도망(트램)을 건설한다고 한다.
아직 예비타당성조사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지만, 우선 추진되는 트램 노선1 ‘태화강역~공업탑로터리~신복로터리’ 구간과 노선2 ‘송정역(가칭)~번영교~야음사거리’ 구간의 경우 2024년 착공,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역시들 중 마지막이지만 울산도 바야흐로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도시로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울산과 주변 도시를 연결하는 광역전철 사업도 적극 추진이 되고 있다. ‘부전역~신해운대역~기장~태화강역’을 연결하는 부산-울산 간 광역전철은 최근 남창역과 덕하역 신축 역사가 개통이 되었고 내년 상반기 전체 구간 완전개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신복로터리~KTX 울산역~양산 북정역’을 연결하는 울산-양산 광역전철과 ‘울산 무거동~양산 웅상~부산 노포동’을 연결하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전철 사업 추진도 검토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광역전철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향후 부울경의 상생발전과 국토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의 도시철도망과 광역철도망이 계획대로 추진이 된다면 시민들의 지역 내 및 지역 간 이동에 있어 편리하고 쾌적한 교통수단을 제공할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친환경도시로서 울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 교통이 활성화되면 자동차 교통량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에너지 이용 절감, 자동차 배기가스 감소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배출 감소로 이어진다.
또한, 수소전기트램을 도시철도에 도입하여 수소경제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친환경 수소도시 울산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 철도 교통망의 사회경제적 편익은 부인할 수 없지만, 건설 및 운영 단계에 울산시의 막대한 재원이 투자되는 만큼 사업 추진에 있어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는 필수적이다. 추진 과정에서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고, 더 나아가 도시철도 개통 시 더 많은 이용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교통인프라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철도가 가져올 울산의 변화를 미리 대비하여 미래 도시 울산의 도시계획을 시민들이 참여하여 함께 마련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볼 때, 교통은 토지를 서로 연결하여 이동을 편리하게 해 주기에, 교통 접근성에 따라 토지이용밀도와 건축물의 용도들이 달라진다.
따라서 트램과 같은 신교통수단이 도입되면 철도역세권을 중심으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토지이용의 재편이 뒤따른다. 즉, 울산도 철도 중심 교통 인프라 확충 과정에서 철도교통망을 고려한 도시공간구조 재편, 역세권 기능 강화 및 생활권 계획 등 다양한 도시계획과제를 미리 검토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울산의 철도 인프라 확충과 연계하여 시민들이 참여하여 함께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도시계획의 시작점으로 태화강역 역세권 시민계획단을 구성하여 운영하는건 어떨까?
태화강역 역세권은 동해남부선 부산-울산 광역전철과 트램 노선1의 환승역이 위치하게 되며, 인근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이 예정되어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지역으로서 계획 수립의 필요성과 울산 지역 내 상징성이 높다. 시민계획단 활동을 태화강역 역세권 지구단위계획 수립으로 연계 추진하여 실질적인 역세권 활성화 및 관리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물론, 태화강역 역세권 시민계획단 활동은 향후 송정역세권, 트램 노선1, 2의 환승역세권 등 미래 울산의 주요 역세권에 대한 시민주도 도시계획의 초석이 될 수 있다.
김정섭 UNIST 도시환경공학과 교수
<본 칼럼은 2020년 9월 14일 경상일보 14면 ‘[경상시론]철도 인프라와 연계한 시민주도 도시계획’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