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 우리지역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계시는 분으로부터 새해 유니스트가 지역과 함께 해야 할 핵심 아젠더의 하나라며 ‘서울대 창업동아리 회장 출신인 안상일 대표가 2014년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매치그룹에 2조원에 매각된다’는 내용의 신문기사를 공유해 주셨다.
이미 유니스트도 22년 신규사업 여러 주요방향 가운데 탄소중립과 학생 창업활성화라는 두 가지 주제에 대해 특별히 강조를 하고 이미 탄소중립과 관련해서는 최근 송철호 시장님과 함께 로드맵을 마련한 뒤라 학생창업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고 울산에 하이퍼커넥트와 같은 젊은 학생들의 성공적인 스타트업 사례가 없지 않다.
2011년 과외중개를 사업내용으로 하는 페달링을 창업해 지금은 연매출 450억원에 이르는 유망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유니스트 학생창업기업 클래스101이 바로 좋은 사례이다.
코로나 비대면 환경으로 요즘 더욱 눈여겨볼만한 기업으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갑상선 질환 측정 시스템을 개발, 지난 2020년 11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청청콘에서 헬스케어 부문 대상을 수상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타이로스코프도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보통 대학에서의 창업은 학생창업과 교수창업이 주가 되는데, 유니스트의 경우 이미 학생창업기업이 62개, 교원창업기업이 52개가 설립돼 여타 학교대비 비교적 교내 창업이 활성화돼 있다.
교수창업은 하이테크(high tech) 기술과 특허 등을 기반으로 하기에 비교적 스타트업 성공 확률이 높고, 실질적인 비즈니스까지 필요한 투자금을 모으기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강단에서의 교육과 실험실에서의 연구를 병행해야하는 교수 본업을 생각할 때 기업경영자로서의 역할까지 더해질 경우 이들 역할간의 조화로운 조율과 분담에 있어서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스타트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학생창업의 경우 비록 스타트업 성공 확률은 낮고, 사업리스크 등으로 투자금 유치 등에 있어서 어려움은 있으나, 스타트업 진출입이 자유롭고 유연성을 띠며, 매년 수백명 이상의 잠재력 가진 학생자원이 신규로 발생된다는 점에서 창업생태계 마련에 있어 풀뿌리 기반이 된다.
무엇보다 대학은 다양한 전문 학문분야에 따른 기술의 다양성과 학부생, 대학원생, 교수 등 창의성과 전문성의 스펙트럼이 넓은 곳이다.
그래서 대학은 창업생태계의 기반이자 출발점이며, 테크니온 공대를 중심으로 하는 창업국가 이스라엘, 스탠퍼드를 중심으로 한 미국 실리콘밸리, 알토대학을 중심으로 한 창업국가 핀란드의 사례가 바로 그러하다.
그동안 울산시는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대기업 위주의 지역 산업생태계를 다변화 시키고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바이오, 게놈 분야에 많은 투자를 이끌어냈고, 고래 힘줄 같은 뚝심으로 울산 만명 게놈 해독, 게놈규제자유특구에 이어 게놈 기반의 스타트업인 클리노믹스가 상장됨으로써 바이오 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 지역에서 2,7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스타트업을 성공리에 배출해냈다.
그러나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클래스101, 타이로스코프, 클리노믹스와 같은 기업들이 더 많이 배출돼야 하고 특히 낮은 완성도로 인한 높은 사업리스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의 진출입이 용이한 학생창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지원, 투자하는 등의 활동은 공공재를 공급한다는 인식이 필요한 만큼 우리 지역 대학의 학생창업에 대한 울산시의 정책적 관심을 기대해본다.
최용준 UNIST 창업팀장
<본 칼럼은 2021년 2월 18일 울산신문 14면 ‘[기고] 학생창업을 중심으로 한 창업생태계 조성’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