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전 지구적 방침과 제도화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는 2020년 12월 7일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탄소 중립이란 인간의 활동에 따르는 온실 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 제거하여 실질적인 배출량이 넷-제로 (Net-Zero)가 되도록 하는 개념이다. 이는 EU의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 oC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전지구적으로 2030년까지 CO2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하여야 하고, 2050년 경에는 실질적인 CO2 배출이 넷-제로가 되어야 함을 제시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각 국가가 가파른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 높은 부가가치 창출에 집중하여 지금까지 노력을 해왔다면 이제는 전 지구적인 환경의 변화와 이에 대비하기 위한 필수적인 노력에 동참하여 모두 탄소중립 중심의 국가로 거듭나야만 하는 필요성이 생겼다. 본격적인 2050 탄소중립 시행 첫해인 2021년 올해에는 보다 실제적인 전 방위적 친환경 정책 및 친환경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노력이 시작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국가 경제의 제조업 비중이 28.4%로 미국이나 EU보다 월등히 높고, 제조업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온 만큼, 제조 분야에서의 탄소중립에 대한 보다 선제적인 대응이 가장 절실하다. 주로 철강, 석유화학, 내연기관을 비롯한 다양한 소재, 부품, 장비 산업에서의 친환경 신기술 도입을 통한 기술혁신이 필수적이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제조기술을 대표하는 3D 프린팅 기술은 다방면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전략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재를 쌓고 붙이면서 만드는 공정이라고 해서 적층 제조(Additive Manufacturing)라고도 불리는 3D 프린팅 기술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기존의 제조 공법으로는 구현하기가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하였던 형상을 금속 또는 복합 소재 등 다양한 소재로 쉽게 제조할 수 있는 점이다. 이는 위상최적화(Topology Optimization) 기술과 접목이 되어 정형화된 구조가 아닌 거미줄과도 같은 복잡한 형상의 최적화 구조 제조를 실제로 제작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필수적인 강도와 기능을 유지한 채로 부품 내/외부의 불필요한 살을 빼내어 최적의 경량화를 이룰 수 있다.
이는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 핵심 분야중 하나인 미래 모빌리티 산업 분야에 적극 활용이 되어 수소 자동차, 전기 자동차, 도심형 모빌리티(Urban Automotive, UAM)의 주요 구조 부품 또는 바디 프레임 부품 제조에 접목이 되어 질 경우 동일 수소 및 전기 에너지 대비 이동 거리를 증대 시킬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금속 3D 프린팅을 적용하여 차체의 하중을 견뎌야 하는 프레임의 이음쇠 부품을 경량화된 특수한 구조로 만들거나 바디를 복합소재 3D 프린팅을 통해 제작함으로써 친환경 고효율 자동차를 제조하는 기업이 나오고 있으며, 멀리 볼 것도 없이 울산 산학융합지구에 위치한 UNIST 3D 프린팅 융합기술센터에서는 미래모빌리티 행사에서 1 Day Car라는 친환경 소재 3D 프린팅 기술로 제조된 전기자동차를 선보인 사례가 있다.
또한 3D 프린팅 기술은 적층 제조의 원리에 입각하여 금속 소재 내부에 센서를 비롯한 다양한 반도체를 내포하도록 제조함으로써 금속 부품을 디지털화할 수 있다. 즉 부품의 주요 상태를 알만한 빅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는 인공지능 기술과 접목하여 부품의 수명예측, 피로파괴 예측 등에 활용 될 수 있다. 이는 미래 도심형 드론 모빌리티(UAM) 기술 등에 적용될 경우 다양한 대기 환경 속 수많은 이착륙 상황에서 따라 쉽게 파괴가 일어 날 수 있는 모빌리티 구조 부품의 수명을 미연에 감지하고 적시 부품 교체 및 생산에 따라 전체 모빌리티의 수명을 증대 시킬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3D 프린팅에는 주로는 분말형태의 소재가 사용이 되는데 이는 공정 시 재활용(Recycle)이 가능하여, 적절한 Recycled 품질에 대한 공정연구가 선행된다면 향후 궁극적인 친환경 제조기술로써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울산은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분야의 핵심 제조 도시로써 탄소 중립을 위한 다양한 각 제조 분야의 수요와 그에 따른 제조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주요 도시 중 하나이다. 탄소 중립 시대 3D 프린팅을 비롯한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세계적 탄소 중립 제조 도시로써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
정임두 울산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교수
<본 칼럼은 2021년 3월 31일 울산매일 14면 ‘[기고] 탄소 중립 시대 3D프린팅 기술의 역할’ 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