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은 제16회 울산 자동차의 날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으로 가속화될 새 정부의 울산 공약을 맞이하는 자동차의 날이라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이 기념비적인 날을 맞이해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해온 울산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자동차의 날은 1999년 5월 12일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 누계 1,000만 대 돌파를 기념해 제정됐다. 중앙정부는 2004년부터, 울산은 2006년부터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매년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 발전 촉진과 시민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이 날을 기념해오고 있다.
자동차의 날이 제정되는 데 있어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60여 년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온 울산을 가장 큰 공로자로 꼽을 수 있다.
다만 과거와 같은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이라는 기술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가운데 울산은 지금부터 새로운 60년을 준비해야 할 골든타임을 맞이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대도시권 인구 집중과 지상 교통망 혼잡 등을 해결하기 위한 3차원 교통서비스를 말한다. 기존 도로가 아니라 하늘길을 이용하는 것이다.
‘블레이드 러너’(1982), ‘백투더퓨쳐’(1989) 그리고 ‘제5원소’(1997)와 같은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던 장면들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또한 2025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법·제도 정비, 시험 비행 및 실증 등으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5G 통신 등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견인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드론, 모바일 쇼핑 등의 서비스업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공장, 도심항공모빌리티와 같은 새로운 산업으로까지 무서운 속도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전의 산업혁명들과 다르게 4차 산업혁명이 가지는 주요한 특징은 주도 기술들이 대중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드론은 이미 우리 일상생활에 널리 활용되고 있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개인이나 기업에서 원하는 시제품을 빠르게 만들어 볼 수 있다. 미래교통분야인 도심항공교통도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빠르게 우리 생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이전 관련 기업의 수는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였던 기업들이 현재에는 수백 개에 달하고 기업마다 자기들의 모델을 개발 중에 있다. 벤처 창업 기업에서부터 대량생산이 가능한 자동차 관련 기업과 항공업계까지 세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앞으로 2040년까지 UAM의 시장 규모가 1,790여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필요성도 있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을 받는 UAM 산업의 중요성이다. UAM은 기체에 필요한 소재, 배터리, 전자 제어칩과 운항 서비스에 필요한 빅데이터·AI까지 다양한 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국가적 관심을 집중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물론 도심항공기가 영화와 같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하늘을 나는 것은 아니다.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심에 수직 이착륙장(vertiport)이 설치되고, 고정형 회랑(fixed corridor)이라는 항로 개념이 필요하다. 이러한 하늘길을 통해 기존의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처럼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반구대 암각화까지 날아다니는 것이다.
그간 제조업을 바탕으로 성장을 해온 울산 자동차 산업은 차세대 모빌리티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이제 인공지능을 겸비한 신기술에 대한 관심과 육성, 그리고 더 나아가 기술간 융합을 촉진하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한 시점에 다다랐다. 자동차의 날을 제정 당시의 취지와 같이 자동차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울산 시민의 관심이 제고돼 미래 울산 자동차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손흥선 교수·UNIST 미래모빌리티연구센터장
<본 칼럼은 2022년 5월 12일 울산매일신문 15면 ‘[특별 기고] 울산 도심항공교통 시대의 시작’ 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