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터 박사팀은 자신들의 해독결과를 보면, 개개인의 유전적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주장한다. 이것은 기존의 인간 게놈을 이해하는 것과 상반되는 것이다. 이것은 중요한 포인트로, 2001년 첫 번째 게놈이 완성되었을 때, 사람들은 인간은 서로 너무나 닮아 있어, 하나의 게놈만 분석을 하면, 모든 인류가 다 같이 쓸 수 있을 것 같이 홍보를 했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들 간의 차이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사막에 사는 산 (San) 족 사람은 키도 작고, 피부도 검고, 생긴 골격이 북유럽의 큰 키의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사람과는 분명히 매우 다르게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은 인종차별 등의 정치적 문제 때문에 모든 인간은 서로 같으며 차이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아종도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형태학적으로 위 두 인종은 상당히 다를 뿐 아니라, 대략의 게놈적 시간 계산으로도 몇 만년 떨어져 있다. 아마, 다른 동물처럼 분류를 하면 다른 두 아종으로 분류를 했을 것이다. 위의 질문에 나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질문도 중요한 것도 아니다. 다만, 이런 질문을 통해 우리는 게놈의 차이(변이)에 대한 고찰을 하고 더 많이 알게 된다.
이런 인종적 차이는 약물 투약, 질병관리 등에 인종마다 매우 다른 접근을 해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어떤 사람은 분명히 다른 사람들 보다 술을 더 잘 소화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벤터박사의 게놈이 기존의 것과 다른 것은 자연히 각각의 개인의 게놈을 해독해야 할 이유가 크다는 희망을 주고, 게놈 산업 전체에는 매우 좋은 뉴스이다. 아마 벤터박사도 그렇게 사람들이 인정하게 되길 원했을 것이다. 그래야 계속 게놈 분야에 정부나 기업이 투자를 해서 서열 해독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머지않은 시기에 신생아들의 게놈을 원하면 누구나 해독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예측해 왔다. 이것은 개개인의 유전적 차이를 완전히 도표화 했을 때 사회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경제적 가치는 “유전적으로 사람들이 서로 다르다”라는 데에 기인한다.
크레이그 벤터박사의 게놈이 발표될 즈음인 2007년 5월에 제임스 왓슨의 게놈도 공개가 되었다. 제임스 왓슨의 것과 벤터박사의 것 모두 이미 GenBank라는 미국 NCBI에 공개적으로 저장이 되었다. 왓슨박사의 게놈 논문은 2008년 4월 네이쳐지에 게재된다.
왓슨박사의 게놈은 454 라는 회사를 설립한 조나싼 로쓰버그박사 가 해독을 주도했다. 텍사스의 베일러 의대의 게놈연구소장인 리차드 깁스 박사가 왓슨의 게놈 해독을 제안했다. 이때 사용된 454 혹은 로슈 FLX 라고 불리는 이 기계는 차세대 해독기 중의 하나로, 일루미나사와 라이프테크사의 해독기 보다 DNA 조각의 크기가 길다. 454는 로슈사에 합병되어 있는 상태였고, 로쓰버그 박사는 많을 돈을 벌었다. 그리고, 얼마 뒤, 아이언토런트라는 새로운 벤쳐를 만들어서, 새로운 방식의 해독기를 개발하고 있었다. 왓슨의 게놈은 약 30억정도의 돈이 들었는데, 이것은 가천의대가 사용한 일루미나사의 GA 보다 시약 값이 훨씬 비쌌기 때문이다. 차세대 해독기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가격면에서 2011년 현재 일루미나의 해독기가 결국 454를 압도했다.
<본 칼럼은 2024년 1월 2일 울산매일신문“[박종화의 게놈이야기(40)] 인간은 게놈적으로 서로 많이 다르다”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