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은 자신의 게놈을 완전히 공개하기로 했는데 단 하나, 예외가 있었다. 그것은 아포지질단백(Apolipoprotein) E (ApoE) 유전자 정보이다.
이것은 알츠하이머에 관계된 유전자로 왓슨의 친척 중에 한 사람이 그것으로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 자신도 그것을 가진 것으로 밝혀지면, 자신의 후손들에게 폐가 될까봐 그런 것 같다.
어쨌든 왓슨과 같이 자기의 게놈 정보를 완전히 공개하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게놈 연구가 더욱 더 빨리 발전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왓슨이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주장한 최초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의 개인 게놈을 해독하는 것은 의미가 더 컸다.
언론들은 개개인이 자신의 게놈을 완전히 공짜로 공개하는 것은 큰 위험 부담을 가지는 것이라 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40~50대의 한 인간이 자신의 게놈을 분석했다고 했을 때 그 사람이 그 정도까지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했다면 설사 그 어떤 유전적 변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변이들이다.
그리고 생명학 측면에서는 정상적인 변이나 정상이 아닌 변이라는 개념 자체가 철학적으로는 의미가 없는 것다. 1억년 전 우리 조상의 입장에서 보면, 현생 인류는 엄청난 돌연변이 괴물이다.
유전적 변이는 우리 생명체의 본질 중의 하나이다.
벤터박사도 농담조로 “게놈 분석이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의 게놈을 분석해 왜 자신이 또라이 짓을 하는지 밝혀내는 데에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왓슨의 게놈 프로젝트에 참여한 베일러 대학의 에이미 맥과어어 박사는 과학과 의학의 역사에서, 자신의 샘플을 이용해 이바지하는 것은 일종의 전통적인 모습이라서 그런 사람들의 희생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낸다.
당연한 말이다. 왓슨의 게놈 브라우저는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의 웹에 있다. 이것은 흔히 쓰이는 브라우저 중의 하나인 Gbrowser로 구동되고 있다.
왓슨의 게놈의 양은 대략 7.4 배 정도의 중복성(해독깊이)으로 읽었다.
왓슨의 게놈도 벤터의 경우처럼, 7.4 × 3.0 = 약 22.5 GB의 서열이 생성됐다. 읽는 데 걸린 시간은 총 2개월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330만개의 SNP 변이를 찾았고, 1만654개의 단백질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를 발견했다.
대략적으로 총 2~4만개의 인델 (indel)을 찾았다고 보고를 했는데, 이것은 다른 게놈보다 훨씬 작은 것이다.
이것은 왓슨의 게놈분석 팀이 가장 생정보학적으로 취약했다는 것을 말한다.
저자들은 왓슨의 게놈이 차세대 해독기로 분석된 최초의 게놈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발표된 벤터의 게놈은 기존의 생어방법으로 해독됐기 때문이다.
10~11월에 걸쳐서 코빅의 개인게놈 분석팀은 각자의 역할을 나눠서 분석을 하기 시작했다.
전산 클러스터 컴퓨터는 계속해서 돌아갔고, 각자 맡은 부분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해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지 또는 안 할 지를 가려서 준비를 했다.
이때 가천의대에서 11월에 한국인 게놈 서열 공개를 발표하기로 처음 날짜를 잡았다. 그러나 시간이 모자라 제대로 된 분석이 다 끝나는 시간이 필요했다.
김성진 박사와 안성민 박사에게 전화를 해 그 날짜를 미루기로 했다. 그래서 그 발표는 결국 12월 4일로 미뤄졌고, 우리 팀들은 다시 정보들을 확인하고 자료를 만드는 것을 진행하게 됐다.
<본 칼럼은 2024년 1월 9일 울산매일신문“[박종화의 게놈이야기(41)] 개인 게놈 정보의 완전 공개”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