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한 기술적 진화를 보여주었다. 특히 인공지능(AI)이 모든 산업에서 중심 화두로 부상하며, 전기차와 관련한 기술 혁신 또한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CES 2025에서 드러난 전기차의 미래와 AI 대전환의 맥락 속에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CES 2025에서는 전기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지능형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언급한 “물리적 AI”의 발전은 전기차 산업에 강력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물리적 AI는 센서와 액추에이터를 활용해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말하며, AI가 자동차의 센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의 주행 경로를 선택하거나,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며 발생 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예측 및 대응하는 시스템을 포함한다.
이와 관련해 특히 현장에서 발표된 기술 중 눈길을 끈 것은 AI 기반의 온디바이스 시스템과 클라우드 기반의 하이브리드 AI의 결합으로, 이러한 기술을 전기차에 적용한다면, 차량 내 AI 칩셋을 통해 초저지연 응답성을 제공하면서도 클라우드 AI와 연계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며 도심 내 충돌 방지, 자율주행 최적화, 충전소 네트워크 관리 등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CES 2025에 역대 최다 기업을 파견하며 글로벌 기술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AI와 배터리 기술은 우리 한국의 전통적인 강점으로, 물리적 AI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AI를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 Battery Management System)은 전기차의 수명 연장과 안정성 향상에 기여하며, 지속 가능한 전기차 운영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온디바이스 AI 기술에서 강점을 보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기업들의 기술력을 활용한다면, 전기차의 물리적 AI 구현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 운영 인프라 측면에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예를 들어, 충전소의 효율적인 운영과 전력망 관리, 도심 내 전기차 배터리 교환 서비스의 확대, AI 기반 전기차 수요 예측 모델 개발 등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클라우드 AI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내 물리적 AI 기술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CES 2025에서 확인된 AI 대전환의 흐름은 전기차의 미래가 단순히 기술적 발전에 그치지 않음을 시사한다. 전기차는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자율주행과 전력관리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시티 구현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중립 목표 달성에도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1)전기차 내장형 AI 기술을 고도화해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차량 제어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강화 (2)AI 개발·응용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전기차 운영에 필요한 AI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생태계 구축 (3)AI 기반 충전소 관리 시스템, 배터리 교환 네트워크, 전력망 최적화 기술 등을 개발해 전기차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 전기차 운영 인프라 혁신에 초점을 두고 AI 기반 전기차 기술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CES 2025는 전기차가 AI 대전환의 중심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기술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물리적 AI와 전기차 운영 인프라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전기차 미래를 향한 도전은 곧 우리 한국이 세계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본 칼럼은 2025년 2월 13일 경상일보 “[목요칼럼]CES 2025로 살펴보는 전기차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