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대학 석학의 고급강의를 내 방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시대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학교와 교사 중심으로 설계된 전통적인 교수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법들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무크(MOOC)가 대표적인 예다.
무크는 수강 인원 제한 없이(Massive) 누구나 수강할 수 있는(Open) 온라인(Online) 기반의 강좌(Course)를 뜻한다. 하버드, MIT, 스탠퍼드 등 세계 유수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교육부가 한국형 무크를 준비 중에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 발전에 따른 학습 방법의 진화를 넘어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
UNIST의 교육을 설계하는 교수학습지원센터(CTL)의 손경아 연구교수는 “변화의 핵심은 교육의 중심이 학습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며 “학습자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방법으로 가르쳐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CTL의 주요 업무인 교수학습에 대한 연구개발 및 지원을 위해 올해 초 UNIST에 왔다. 학습자가 중심이 되는 UNIST만의 독창적인 교수학습모델을 수립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손 교수를 만나 e-Education을 비롯한 UNIST 교육의 현주소와 향후 계획 등을 들었다.
Q. 교수학습지원센터(CTL)에 연구교수로 임용되셨습니다. 그곳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A. 모든 대학은 잘 가르치고 잘 배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것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가를 연구하고 실천하는 곳이 CTL입니다. UNIST가 추구하고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기법과 전략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각 과목에 적합하게 활용해야 합니다. 나아가 UNIST만의 독창적인 교수학습모델을 수립하고 운영해 학습자 중심의 맞춤교육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CTL은 교수의 실천적 교수역량을 강화하고 학생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역량을 증진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CTL이 교수학습지원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부여하는 것이 저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입니다.
Q. UNIST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다른 학교나 기관과 비교해 UNIST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UNIST는 대학교육의 혁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MOOC를 활용한 플립드 러닝을 e-Education을 통해 적용해온 것은 우수한 교육혁신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UNIST는 과학기술교육 분야에서 MOOC를 활용한 다양한 강의 사례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학교와 기관에서 벤치마킹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부한 사례와 성과는 확실한 강점이고 남들보다 앞서 혁신적인 교육법을 시도하는 열린 태도는 큰 장점입니다.
이런 점들이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온라인교육분야 전문가인 저에게 매력적이면서도 큰 가능성으로 보였습니다. 그 동안 국가 정책을 추진하고 정책 과제를 수행하면서 실천적 연구와 다양한 현장 사례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UNIST에서는 이러한 연구와 개발이 동시에 구현되는 것이 가능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Q. 교수학습지원센터(CTL)에서 앞으로 어떤 일들을 계획하고 있습니까? 또 어떤 프로젝트에 관여할 것인가요?
A. 교육부는 국내 대학 강의를 묶어 온라인으로 서비스하는 한국형 무크(KMOOC)를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과 콘텐츠 개발은 각 대학들이 맡게 되는데 2015년 하반기에 시범 운영을 목표로 참여 대학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저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KMOOC를 추진하는 국정과제추진단의 부단장이었기에 그 기본 방향과 추진 전략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고 관련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UNIST CTL이 KMOOC의 선도 대학으로 참여하고 나아가 UNIST만의 운영모델을 적용해 타 대학의 우수 사례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다음은 공통 질문입니다. UNIST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최고의 교수진과 우수한 학생, 이것이 UNIST 성장의 가장 큰 잠재력입니다. 또한 IT 인프라를 포함한 최첨단 교육 환경, 플립드 러닝과 같은 새로운 교수학습방법을 실천하는 CTL의 경험 역시 큰 가능성입니다. 이것들을 UNIST 비전에 걸맞은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적극 활용하고 특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UNIST의 비전은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창의적인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문제해결 과정에서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다른 분야도 이해하고 배워서 적용할 수 있는 지적 용기와 지적 체력을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학생들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 그 자체를 터득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교수 역시 학생들이 이런 인재로 성장하도록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학생 눈높이에서 학생들이 원하는 방법으로 잘 가르칠 수 있는 실천적 교수역량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Q. 손 교수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혹은 CTL의 교수로서 가까운 미래에 이루고 싶은 일들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 교육공학분야의 다양한 강의 경력과 연구 실적, 국정과제 수행과 시스템 개발 경험을 살려 대학이 잘 가르치고 잘 배워야 하는 교육 철학을 UNIST만의 색깔로 구현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대부분 대학에서 다양하게 교수학습업무을 지원하고 있지만 고유의 특성을 살려 실질적인 학습 효과로 이끌어 내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UNIST는 이미 플립드 러닝과 같은 새로운 방법을 적용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교육공학적 교수학습모델과 실천 전략이 뒷받침되면 UNIST 교육의 독창성을 확보하고 학습만족도를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UNIST의 차별화된 도약과정에 핵심적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