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절대 나쁜 게 아닙니다. 오히려 실패했다는 사실이 당신을 더 크게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201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댄 셰흐트만(Dan Shechtman) 교수는 31일 UNIST(총장 조무제)를 방문해 특강을 펼쳤다. 그는 시종일관 ‘실패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새롭게 도전하라고 말했다. 이 날 특강에는 지역 고교생과 UNIST 재학생, 교직원 등 420여 명이 참석했다.
댄 셰흐트만 교수는 이스라엘 하이파 테크니온 공대 교수로, 제3의 고체라고 불리는 ‘준결정’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그는 테크니온 공대에서 27년간 ‘기술 기업가 정신’을 가르쳤으며 평소 창업과 과학 교육을 강조해왔다.
‘Failure OK, Start Again’라는 제목으로 펼쳐진 이번 특강에서 셰흐트만 교수는 스타트업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의 창업 수업에 대해 소개했다. 300~600명이 참석하는 이 프로그램은 주로 실패한 경험을 토대로 배움을 전하는 게 특징이다.
셰흐트만 교수는 “이스라엘의 경우 ‘실패는 성공을 위한 과정’으로 인식돼 재도전을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한 번 실패는 영원할 실패로 간주되는 현재의 한국 문화 및 국가 R&D 제도 내에서는 기술 사업가가 길러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국가들은 실패를 부끄럽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패의 다른 말은 또 다른 시작”이라며 “실패한 사람들은 그 경험을 통해 훨씬 성장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그 경험을 신뢰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창업과 기술사업 활성화에 있어서 과학 교육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스라엘은 60개의 유치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등 어려서부터 과학에 흥미를 가지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셰흐트만 교수는 “우수한 인재확보를 통해 기술 산업을 이어가는 것이 국가와 대학의 선결 과제”라며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를 정착시켜 이공계 인재들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UNIST 같은 우수한 과학기술대학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할 때 창조경제가 실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강에 앞서 셰흐트만 교수는 UNIST 노벨동산에서 기념식수를 진행했다. 노벨상 수상자가 UNIST를 방문해 식수한 것은 개교 이후 6번째다. 이번 행사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 ‘2014 UNIST 기업가정신 주간’의 일환으로 추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