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 화면을 배경으로 빌보드 히트곡인 ‘Kesha’의 ‘Tik Tok’이 흘러나온다. 9주 연속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 각종 CF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며 작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인기곡이다. 이어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대생이 리듬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UNIST 학술정보관의 문을 열고 나오자, 그녀를 향해 남학생들의 뜨거운 시선이 쏟아진다. 그 뒤로 흥겨운 트럼펫 연주와 격정적인 치어리딩이 펼쳐지고, 마술사의 현란한 카드 기술에 카메라 플래시가 잇따라 터진다…‘
UNIST 재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UNIST LIPDUB이 화제다.
지난 4월말 ‘유투브’에 게시(http://youtu.be/cQx1CwxIufI)된 이후 별다른 홍보 없이도 5,500여 건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UNIST LIPDUB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와 기계 및 신소재공학부 등 각 학부생들을 비롯해 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 기숙사자치회, 외국인학생회 등 총 300여명이 열연했다. UNIST 전체 학부생의 10분의 1이 참가한 것이다.
LIPDUB(Lipsync+Dubbing:이하 립덥)은 노래를 립싱크로 부르면서 영상을 촬영한 후, 나중에 원곡을 덮어써 만드는 동영상이다. 카메라가 참가자들을 따라 이동하면서 편집 없이 한 번에 찍어야 하는 작업이어서 사전에 동선과 움직임을 철저하게 숙지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립덥은 지난 2008년, 외국대학생들 사이에서 학교를 재미있게 홍보하는 것으로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2011년 성공회대에서 최초로 립덥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UNIST 립덥의 기획과 제작을 총괄한 UNIST 방송국(UNISTATION) 윤숙(나노생명화학공학부 3)국장은 “타 대학의 립덥 영상을 보고 UNIST를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윤 국장은 ‘모두가 함께 하는 홍보 영상을 만들자’라는 기획의도 아래 올 초 립덥의 의의와 기획안을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 외국인학생회 등에게 보냈다. 이를 각 자치단체들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UNIST 립덥 제작이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제작이 손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윤 국장은 촬영 전 40여일의 준비기간 동안 일일이 참가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며 기획회의를 진행하는 등 ‘립덥’을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4월 21일 오전 9시. UNIST 학술정보관(Library)에 300여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윤 국장의 ‘큐’ 사인에 학생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학술정보관부터 학생회관까지 끊임없이 각 동아리의 특색을 드러내며, ‘카드섹션’과 ‘플래시몹’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립덥의 재미를 만들어 갔다.
제대로 된 립덥을 만들기 위해 방송국원들의 노력도 대단했다. 촬영을 담당한 심재원(기초과정부)학생은 “무거운 스테디 캠을 차고 움직이면서 장시간 촬영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라며, 촬영 전 밤새 인터넷으로 메이킹 영상을 보면서 촬영 동선을 익힌 끝에 이번 립덥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외국인 재학생으로 립덥에 참가한 Shahzaib Rao Rao(디자인 및 인간공학부 4)학생은 “학교를 알리는데 참가하게 돼 정말 뿌듯하다. UNIST에 대한 관심이 이번 립덥을 통해 더욱 높아졌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립덥 제작 전반을 총괄한 UNIST Media Center 김진영(기초과정부 교수) 센터장은 UNIST 재학생들의 끼와 재능이 립덥을 통해 고스란히 나타났다”며 “미래의 노벨상 주인공들을 이 영상을 통해 만나보길 바란다”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