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1시 경 울산 울주군 언양읍 UNIST 학생식당. 가막골의 매서운 바람이 부는 외부완 달리 학생식당은 많은 사람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UNIST 학생과 교직원, 울산의 자원봉사자 등 200여명이 손수 김장을 담가 지역 불우이웃에 전달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이 중 40여명은 울주군 12개 읍면의 자원봉사 아주머니들로 UNIST 학생들과 함께 김장을 담궜다.
UNIST(총장 조무제) 총학생회는 이 날 연간 총 150억 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지원하고 있는 울산시와 울주군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감사와 나눔의 김장 담그기’ 행사를 마련했다. UNIST 학생과 교수, 직원, 자원봉사자 등 총 200여명이 손수 김장을 담가 지역 불우이웃에 전달하는 행사다.
김성환(24) 총학생회 회장은 “학교발전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지역민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김장을 준비했다”라며 “UNIST 학생들에게 보내준 울산시민들의 사랑을 울산지역의 아동센터 동생들에게 내리사랑으로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이 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버무린 김치는 2,500포기(약 5,000kg).
김장이 서툰 학생들이 초반에는 작업 속도가 더디기만 했지만, 이내 익숙해지고는 자원봉사자 아주머니와 속도를 맞춰갔다.
이 날 행사에 참여한 에기(Erdenekhuu Unurjargal, 22) 외국인 학생회장은 “김장이 처음인지라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는 것이 힘들었다” 라며 “하지만 뜻 깊은 행사에 함께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기쁘다”라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점심 식사 후에는 UNIST ‘앙상블’ 오케스트라 동아리의 축하 공연도 펼쳐져 참가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자원봉사자 방은희(47, 동구 전하동 거주)는 “그동안 말로만 듣던 UNIST에 처음 와서 보니 학생들도 예의바르고 학교 시설도 너무 좋다”라며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으로서 앞으로도 울산과 함께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학생과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이 담긴 김치는 각각 10kg씩 총 500여 상자에 나눠 담아 울산지역 5개 구,군의 58개 지역 아동센터에 전달됐다. 이번 김장에 쓰인 배추와 무, 양념 등 일체의 김장 재료는 학교가 자리한 울주군 지역 농가의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해 사용했다. 최근 배추 값 폭락으로 실의에 빠진 지역 농가를 돕자는 취지에서다.
이 날 사랑의 김치를 전달 받은 아동센터 장들은 “울산이 자랑하는 UNIST 학생들이 도움이 필요한 어린 동생들에게 사랑을 베풀어 감동이다”라며 “바쁜데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함께해준 모든 자원 봉사자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 날 행사에는 박맹우 울산시장과 신장열 울주군수, 서동욱 시의회 의장 등 울산시와 울주군 관계자들도 참여해 김장을 담고, 김장 김치에 수육과 막걸리 등을 곁들인 점심을 참가자들과 함께하며 격려했다.
또한 울산의 지역 국회의원인 강길부 의원도 함께 김장에 참여해 UNIST 학생과 교직원, 자원봉사들을 격려했다.
UNIST 조무제 총장은 “지역사회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김장 행사를 주최한 학생들이 대견스럽다”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지난 2007년 UNIST 설립 이후 매년 100억원씩 15년간 총 1,500억원을 UNIST에 지원한다. 울주군 역시 2010년부터 매년 50억원씩 10년간 총 500억원을 지원한다.
UNIST는 이 지원금을 활용해 세계 수준의 우수 교수진 확보와 국내,외 최우수 학생 유치, 첨단 연구시설 건립과 연구 장비 확보 등 세계적인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투자하고 있다.
또한 UNIST 학생들은 울산시와 울주군의 전폭적인 지원에 보답하기 위해 울산지역 중학생 과학영재 멘토링, 미담장학회 교육멘토링, 다문화 탈북학생 멘토링 등 다양한 지식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고, 지역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공연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지난 2007년 국내 최초의 법인화 대학으로 설립된 UNIST는 ‘인류의 삶에 공헌하는 세계적인 과학기술 선도대학’을 비전으로 내걸고 2009년 개교해 올해로 5년째다. UNIST는 특히 설립 당시 울산시민 60만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등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사랑과 지원을 받고 있다.
UNIST 조무제 총장은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기술부는 UNIST를 KAIST, GIST, DGIST 등과 함께 4개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으로 묶어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UNIST를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하는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해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