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 인류의 삶을 바꾼 위대한 질문은 담대한 상상에서 시작됐습니다. UNIST는 그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과학기술 혁신 플랫폼입니다. 세계 각지의 연구자와 우리나라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성장한 UNISTar들은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동문들의 도전과 성취를 담은 [UNISTar 활약상 – 상상을 현실로] 시리즈로 ‘상상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 UNIST 연구실에서 나온 혁신이 세계 에너지 연구의 심장부인 미국으로 뻗어나갔다.
에너지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졸업생 다르메시 한소라(Dharmesh Hansora) 동문이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핵심 연구기관인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디렉터 펠로십(Director’s Fellowship)’ 과학자로 선발됐다. 매년 전 세계 소수의 젊은 과학자에게만 주어지는 이 명예로운 자리는, UNIST에서 다져온 그의 연구 역량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2023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소라 박사는 “UNIST 박사후과정까지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실험실에 머물던 태양광 수소 기술을 시장으로 이끌어내는 다음 단계를 NREL에서 열게 됐다”며 “미래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여정에는 그의 아내이자 UNIST 동문인 라슈미 메흐로트라(Rashmi Mehrotra) 박사도 함께한다. UNIST가 키워낸 두 명의 인재가 에너지 강국 미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은 기술 강국이며, UNIST는 연구 중심의 글로벌 대학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인도 구자라트 출신 화학공학도였던 그는 더 큰 무대에 도전하며 2017년 UNIST행을 택했다. 이재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의 지도를 받아 ‘광전기화학(PEC) 시스템’, 즉 햇빛과 물만으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실용화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했다. 특히, 잉크젯 프린팅을 이용한 대면적 광전극 제작과 실외 실증용 미니 모듈 설계, 페로브스카이트 광전극 개발과 금속산화물 촉매 통합 기술 등으로 분야의 기술적 한계를 하나씩 넘었다.
연구의 폭은 학제 간 협업으로 더욱 확장됐다. 그는 석상일, 장지욱 교수 등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며, 광전극의 물리적 안정성과 반응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소재 기반 시스템을 탐구했다. 이 과정에서 “UNIST의 협력적 연구 문화와 탁월한 인프라가 큰 힘이 됐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 노력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 ‘줄(Joule)’ 등 세계 최상위 1% 저널에 연이어 논문을 싣는 결실로 이어졌고, 핵심 기술들은 국내 특허로 출원됐다. 2022년 겨울, 연구팀 동료들과 30일간의 끈질긴 실험 끝에 16개의 대형 광전극을 제작해 태양광 아래서 수소 생산을 실증해낸 순간은 그의 연구 인생 전환점이 됐다.
그는 “팀워크 덕분에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는 순간을 목격했다”며, 이 경험을 통해 ‘연구로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든다’는 UNIST의 가치를 온몸으로 체득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업적으로 그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우수 졸업생상을 수상했으며, 나노코리아 2023에서도 ‘최고 연구 포스터’ 상을 받았다.
그는 이제 NREL에서 ‘실용적 태양광 수소 패널(Practical Solar Hydrogen Panels)’ 개발에 나선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가 설정한 기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실험실 수준의 청정수소 생산 기술을 상업 규모로 확장하는 도전이다.
다르메시 한소라 박사는 “울산에서 배운 연구와 팀워크, 그리고 교수님들의 헌신적인 지도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NREL 펠로우십 과정에서 기술적 전문성과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실현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가 심은 상상력의 씨앗이 전세계적 에너지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거목으로 자라나고 있는 셈이다. 그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용기를 갖고, 실패를 두려워 말고 상상을 실험하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