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기에서 채취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시료를 분석한 자료를 가지고 독일로 갑니다. 오염원 추정에 특화된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에서 이 물질이 어디서 나왔는지 연구할 계획입니다.”
김성준 도시환경공학과 대학원생이 ‘2018년도 한-독 대학원생 하계연수사업’의 대상자로 뽑혔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1일 독일로 출국해 8월 말까지 라이프치히에 위치한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Helmholts Enviromental Research-UFZ)에서 연구하게 된다.
박사과정 5학기에 재학 중인 김성준 학생은 그동안 ‘대기 중 유해대기오염물질(Hazardous Air Pollutants, HAPs)’ 시료를 채취하고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 주요 연구대상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이었다.
VOCs는 대기 중에서 질소산화물(NOx)과 함께 광화학반응으로 오존 등 광화학산화제를 생성해 광화학스모그를 유발하는 유해물질로 꼽힌다. 또 VOCs 중 벤젠은 발암물질로 인체에 매우 유해하며, 스티렌을 포함한 대부분의 VOC는 악취를 일으키는 물질로 분류된다. 이 물질은 산업체에서 많이 쓰는 용매부터 화학 및 제약공장, 플라스틱 건조공정에서 배출되는 유기가스 등 매우 다양한 곳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정확한 출처를 분석하기 까다로운데, 김성준 학생은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에서 이 부분의 노하우를 배울 계획이다.
김성준 학생은 “울산 지역의 VOCs 연구에 이어 최근 서울 대기 속 VOCs를 채취해 농도 등을 분석했다”며 “이들 물질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알아보는 오염원 추정 기술로 유명한 우베 쉬링크(Uwe Schlink) 교수와 함께 연구하며 선진기법을 익혀올 생각”이라고 밝혔다.
우베 쉬링크 교수는 김성준 학생에서 한 가지 연구를 더 제안했다. 인도에서 채취한 대기 시료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의 오염원 추정도 함께 해보자는 것. 이는 최성득 교수에게 시료 채취와 분석 전처리 과정을 배운 김성준 학생이기 때문에 가능한 제안이었다.
성준 학생은 “대기 시료 중 분석할 물질만 따로 뽑아내는 전처리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며 “UNIST에서는 VOCs와 PAHs 같은 물질을 직접 채취하고 전처리까지 하는데, 쉬링크 교수가 이 부분을 높이 평가해서 함께 연구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쉬링크 교수팀은 시료를 채취하지 않아 정보가 부족한 지역의 오염 정도를 추정하는 통계기법도 자체 개발했다”며 “현재 한국에서는 다양한 GIS 보간법을 쓰고 있는데, 독일의 방식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외 대기환경 연구는 주로 오존이나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등의 기준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PAHs나 VOCs 같은 유해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김성준 학생은 앞으로 이 분야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대기환경을 지키는 연구자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독 대학원생 하계연수사업은 한국연구재단(NRF)과 독일학술교류처(DAAD)에서 추진하는 학술지원사업이다. 양국의 석‧박사 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상대국의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단기연수 기회를 제공해 장기적인 연구협력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올해 한-독 대학원생 하계연수사업에는 김성준 학생을 포함해 단 3명의 대학원생이 선발됐다. 김성준 학생은 지구과학 분야에서 ‘도시지역 대기 중 유해대기오염물질의 오염원 추정’이라는 과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