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과학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어요. 구름이 만들어지는 사연,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배경 등을 하나씩 찾아내는 게 대기과학자가 하는 일이죠. 그 일을 평생 하고 싶어서 UNIST 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8월부터는 캐나다에서 ‘북극온난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에요!”
김도연 도시환경공학과 대학원생은 오는 8월 2일(목) 캐나다로 출국한다. 한국연구재단(NRF)과 캐나다 연구재단(Mitacs)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한국 이공계 대학원생 캐나다 연수 프로그램’에 선발된 덕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한국과 캐나다 사이의 인력 교류를 위해 마련한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들은 6개월 이내로 캐나다에서 활동하게 된다.
김도연 학생의 경우는 내년 1월까지 맥길대의 티모시 멀리스(Timothy Merilis) 교수팀에서 북극온난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살필 계획이다. 북극온난화는 최근 북극 지표에서 나타나는 온도 상승 추세가 다른 지역보다 2~3배 빠르게 진행되는 현상을 이르는 용어다. 이 현상은 실제 관측과 기후 모델에서 모두 증명된 뚜렷한 기후변화 패턴 중 하나다.
“지구온난화라는데 겨울에 강력한 한파가 나타나는 이유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를 최신 연구에서는 북극온난화와 제트기류 변화로 설명하고 있어요. 특히 북극온난화는 중위도 지역에서 평소보다 강한 한파, 폭풍, 폭설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북극의 기후가 지구 전체에 영향을 주는 거죠.”
박사과정 5학기에 재학 중인 김도연 학생은 그동안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온난화의 원인’을 꾸준히 연구해왔다. 북극의 다양한 일사량 조건에 따른 북극온난화 정도를 파악하고, 북극온난화 원리를 분석하기 위한 다양한 모델 실험도 진행했다.
이런 연구들은 대부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한 ‘지구 시스템 모델링’으로 진행한다. 지구 자체를 실험 대상으로 삼기 어렵기 때문에 컴퓨터로 지구의 다양한 요소를 재현해 변수를 조절하면서 결과를 살피는 것이다.
김도연 학생은 “지구 시스템은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작용하므로 특정한 물리법칙을 밝히기 매우 어렵다”며 “컴퓨터로 이상화된 모델을 제시하면서 변수를 조절하는 실험은 불분명한 기후현상에서 역학을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북극 연구가 활발한 나라다. 특히 티모시 멀리스 교수는 기후역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로 최근 이상화 모델 실험으로 북극 기후를 살피고 있다. 김도연 학생이 멀리스 교수팀으로 연수를 떠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도연 학생은 “이번 연수를 통해 다양한 이상화 모델 실험을 배우고, 북극온난화에 따른 대기 연직(지표면과 수직인 방향) 구조의 지역적 특성과 이에 따른 지구적 기후변화에 관해 체계적인 역학을 정립하고 싶다”며 “이런 연구들로 기후변화 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극한기상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대기과학이 너무 재미있어 과학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는데 세상에 도움이 되는 학문이라 더욱 좋아졌다”며 “지금 선택한 일을 오랫동안 해내는 연구자로 성장해서 지구의 미래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