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책 중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이 한 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꿈이 이뤄졌으니 이제 더 큰 꿈을 꿔보고 싶어요!”
UNIST 자연과학부에 재학 중인 이형우 학생(14학번)은 최근 ‘내가 시작하고 네가 만들어간 우리의 여행’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230쪽 분량의 이 에세이는 이형우 학생이 직접 1년 간 세계 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을 정리한 책이다.
에세이에는 15개국을 돌아다니며 겪은 일들이 담겼다. 여기엔 포터*를 동행하지 않고 진행했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등정, 캠핑카 한 대에 몸을 싣고 무작정 떠난 3주간의 미주 횡단 등의 굵직한 여행담도 포함돼있다.
*포터(Porter): 히말라야 산맥을 등산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네팔현지인. 셰르파라고도 한다.
물리학과 경영공학을 전공한 이형우 학생은 학부 3학년 때까지 줄곧 도서관에서 책 읽기에만 열중하던 학생이었다. 물리학에 흥미도 있었고, 이대로 공부를 계속해 연구원이 된다면 마냥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던 그다.
이런 그를 바꾼 건 2학년이 끝나던 시기에 참가했던 해외 봉사활동이다. 필리핀으로 봉사활동 길에 오른 이형우 학생은 처음 타보는 비행기와 해외 현장에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 이어 참가했던 우즈베키스탄 ‘월드프렌즈 ICT 봉사활동’은 더 많은 해외경험이 필요하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그는 “낮선 환경을 마주하면서 도서관에서 책으로만 읽던 세계가 눈앞에 다가오는 느낌이었다”며 “책 속에서는 막연하기만 했던 지식과 경험들이 피부로 다가와 더욱 생생한 삶을 느낄 수 있었고, 이런 경험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UNIST에서 공부하고 생활했던 만큼 영어에는 어려움이 없었고, 문제는 돈이었다. 여행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1년간의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나서면서 ‘세계 일주’라는 꿈은 점차 구체화됐다.
도축장,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일하며 자금을 모았던 호주에서의 생활, 현재 부부의 연을 맺은 연인과의 만남,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과의 교류로 가득 찬 여행까지. 이형우 학생의 지난 2년은 도서관에서 지냈던 자신이 상상할 수 없었던 경험들로 가득 찼다.
여행 후에 달라진 점이 없냐는 질문에 이형우 학생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졸업 후에 이어질 다음 도전은 ‘창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가 창업에 나설 때 ‘1달러 프로젝트’라는 실험을 진행했다고 해요. 창업하기 전 자기한테 얼마만큼의 돈이 있으면 될지 확인해 본거죠. 그래서 1달러로 하루를 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거침없이 나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 또한 배낭 하나 메고 세계를 여행하면서 이 배낭 하나만 있으면 어떤 도전에도 나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어떤 종류의 창업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남은 학교생활을 통해 구체화해나갈 계획이다. 다만 새로운 목표 또한 도전적인 것이 될 것이다. 그는 세계 일주와 출판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이은 또 다른 도전을 꿈꾼다.
누가 제게 ‘뭐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10년 뒤에 뭘 하고 있을지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대답하곤 합니다. 저 스스로도 제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도전에 나서고 싶어요. 그러면 지금껏 배우고 익혔던 것들은 더 많이 세상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