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자주 사용하는 연필을 다이아몬드로도 바꿀 수 있다는 걸 아시나요?” “우와~” “정말요?”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아이들은 이내 자신의 연필을 이리저리 만져보며, 반짝이는 눈으로 강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14일 오후, UNIST(울산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조무제)의 시민인문강좌가 울산과학관 빅뱅홀에서 열렸다.
‘연필과 다이아몬드 : 신기한 탄소나라 이야기’ 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강좌는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김병수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탄소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펼쳐냈다.
이날 강연은 일찌감치 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운 좋게 이 자리에 참석한 울산 지역의 중고등학생 370여명은 통로까지 자리를 차지하며 강의에 귀를 기울였다.
“흑연과 다이아몬드는 모두 탄소로 이루어져 있어요. 단지 둘은 탄소의 구성 배열이 다를 뿐, 본질은 같습니다”
김교수는 탄소의 재미에 대해서도 덧붙인다. 탄소는 우리 주위에 가장 흔하게 존재하는 원소이지만, 다양한 화학적 구조에 따라서 그 성질이 바뀌는 재미있는 원소라는 것이다.
특히,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도 탄소의 일종으로 휘어지는 배터리, 암을 잡는 치료제 등에 적용된다고 설명하자, 아이들의 탄성은 최고조에 올랐다.
(*그래핀: 흑연의 표면층을 한 겹만 떼어낸 탄소나노물질로, 차세대 반도체와 전극 소재 등 전자재료로 주목받고 있으며 높은 전기전도성과 전하이동도로 인해 기계적 특성이나 열전도 특성이 뛰어나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오늘 강연에 참석한 정연규 학생(효정고등학교 2학년)은 “탄소는 공기 오염의 주범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며,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이 쉽고 재밌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강연에 참가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교수도 “이런 자리를 통해 아이들에게 과학이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심어줄 수 있어 다행이다”며 “앞으로 지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연구재단의 후원으로 시작된 UNIST 시민인문강좌는 각계각층 석학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 큰 호응을 얻었다.
‘낯익은 곳으로의 여행,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라는 주제 아래, UNIST 임진혁 학술정보처장을 비롯, UNIST 이면우 석좌교수, 서울대 이문웅 명예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서 총 12가지의 색다른 이야기를 전달해 왔다.
또한, 이를 통해 산업 수도인 울산 시민들의 문화적 역량을 제고하고 나아가 UNIST와 지역 사회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평가이다.
8개월간의 대장정을 거친 시민인문강좌의 대미는 UNIST 석좌교수인 신국조 교수(기초과정부)가 오는 30일 오후 3시 30분 울산과학관에서 장식한다.
이번 강좌는 ‘일상 속의 과학, 과학 속의 일상’을 주제로 우리 일상생활 속에 스며들어 있는 과학과 과학의 발전으로 변화를 겪는 우리의 일상생활의 관계를 돌아본다.
신교수의 강의 신청은 오는 25일부터 울산과학관 홈페이지(usm.go.kr)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초·중·고등학생 및 일반인까지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무료로 강연에 참석할 수 있다.